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4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한다. 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윤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윤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바통을 넘길 때가 되었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KB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뒤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며 수습에 나선 인물이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KB증권) 등 적극적 인수합병을 주도해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윤 회장은 2017년과 2020년 연임에 성공해 만으로 9년간 그룹을 이끌고 있다. KB금융은 윤 회장 취임 후 8년 사이 수익 규모가 세 배 넘게 성장했다. 2017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 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뒤, 2021년과 2022년에는 2년 연속 4조 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 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걸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되었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비쳐왔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집권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온 만큼,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4연임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거론된 바 있다.
KB금융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오는 8일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 6명을 확정한다. 용퇴 의사를 밝힌 윤 회장은 숏리스트에서 제외된다. 회추위는 29일 후보자를 3명으로 추린 뒤 심층 인터뷰를 거쳐 내달 8일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자는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 주총을 통해 회장으로 선임된다. 내부인사로는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박정림 총괄부문장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