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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모 벗자 엥~ 경고음…사고 줄이는 똑똑한 CCTV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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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 1일 서울 에스원 R&D센터에서 본지 기자가 SVMS 를 체험하고 있다. 안전모를 벗으니 CCTV가 이를 인식해 경고음이 울렸다. [사진 에스원]

지난 1일 서울 에스원 R&D센터에서 본지 기자가 SVMS 를 체험하고 있다. 안전모를 벗으니 CCTV가 이를 인식해 경고음이 울렸다. [사진 에스원]

서울 중구 순화동 에스원 사옥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 지난 1일 찾은 이곳에서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공장 내 작업자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기자는 이날 노란색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하고 안전수칙 테스트에 참여했다. 카메라 앞에 서자 가로 2.5m, 세로 1.5m짜리 대형 화면의 16개 모니터에 기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안전모를 벗자 불과 5초도 안 돼 ‘엥-’ 하고 소란스러운 경고음이 울리고, 화면에는 빨간색 알림 표시가 떴다. 이 알림은 실시간으로 관리자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송됐다.

상하 한 벌인 작업복에 이상이 생기면 어떨까. 이번엔 작업복에서 팔을 빼기도 전에 경고음이 울렸다. 단병규 에스원 영상인식랩 수석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CCTV를 통해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관리자는 작업장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 안전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지능형 CCTV 등 사고 예방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스원 측은 “2013년 출시한 ‘스마트 비디오 매니지먼트 시스템(SVMS)’ 솔루션 판매량이 최근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공사 현장이나 대형 빌딩, 터널, 무인 매장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 특성에 맞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맞춤형 상황 진단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예컨대 터널에서는 차량이 오래 멈춰있거나 역주행·유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보다 빠르게 인지가 가능하다.

이날 R&D센터에서는 전남 신안의 한 섬에 설치된 CCTV 속 영상을 분석해 인식 수준을 보다 정교하게 업그레이드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이날 섬의 농기계 창고 앞에 설치된 카메라 두 대에 15시간 동안 포착된 주요 움직임은 총 5110건이었다. 이 회사 연구진이 ‘침입’ 알고리즘을 선택하자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나 동물의 움직임 등을 제외하고, 실제 사람이 창고를 드나드는 영상 19건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연령대나 옷차림, 소지품 등을 인식하는 기능도 적용하고 있다. 가령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빨간색 옷을 입고 백팩을 맨 중년의 남성을 찾아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곧바로 추출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동성 에스원 연구팀장(상무)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와 접목해 더 편리하게 원하는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패런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능형 CCTV를 포함한 글로벌 영상 분석 시장 규모는 올해 61조원에서 2027년 146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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