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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당=고려장' 현수막 걸고 경로당 갔다…김은경에 총공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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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민주당의 혁신=현대판 고려장’

3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본관 228호 회의실 벽면 현수막에 적힌 내용이다. 지난달 18일부터 보름 넘게 걸었던 ‘수해 복구에 당력을 집중하겠습니다’는 걸개를 내리고, 지난달 30일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내용으로 교체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발(發) ‘노인 비하’ 사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과 김 위원장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은 혁신을 통해 민주당을 살리기는커녕 잇단 실언과 망언으로 민주당을 오히려 죽이고 있다”며 “혁신위원장직 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패륜 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즉각 김은경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며 “혁신에 대한 일말의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김 위원장을 경질하고 막말에 동조한 양이원영 의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단호한 징계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이 의원과 정 최고위원은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양이 의원), “청소년에게 용기를 주고 도전 정신과 앞으로의 미래를 개척하라는 얘기”(정 최고위원)라고 옹호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을 넘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노인 비하 논란 관련 이 대표의 사과가 필요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안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크고, 특히 어르신 세대에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이 대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휴가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참으로 기괴한 일은 이 대표가 잠수를 탔다는 사실”이라며 “자신이 삼고초려 끝에 초빙해온 보물 같은 인물이 이렇게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계신데 이 대표는 오불관언(吾不關焉·모르는 척)”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운데)가 폭염 대비 무더위심터 현장 점검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해 인사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운데)가 폭염 대비 무더위심터 현장 점검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해 인사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이날 회의 뒤 윤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폭염 대비 무더위쉼터 현장 점검 차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로당을 방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노인회 임원 및 지역 노인들과 만나 “폭염 대책에 쓰시라고 전국 6만8000여개 경로당에 10만원씩 특별 지급하기로 정부와 협의했다”며 “전국의 경로당에 계신 어르신들이 조금 더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현장 방문에 대해 “김 위원장의 발언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시점에 경로당을 찾았다는 점에서 “민주당과의 대비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방문은 아니다”라면서도 “민주당과 달리 집권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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