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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에 코스피 출렁…“2011년 악몽까진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일 코스피는 직전거래일 대비 1.90% 하락한 2616.47으로, 코스닥은 29.91포인트(3.18%) 하락한 909.76로 장을 마쳤다. 뉴스1.

2일 코스피는 직전거래일 대비 1.90% 하락한 2616.47으로, 코스닥은 29.91포인트(3.18%) 하락한 909.76로 장을 마쳤다. 뉴스1.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국내 증시가 흔들렸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2일 코스피는 2% 가까이 출렁였고, 코스닥은 3.18% 급락했다. 하지만 12년 전 미국의 첫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후폭풍’이 되풀이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9% 급락한 2616.47로 장을 마쳤다. 연고점(2667.07)을 찍은 지 하루 만에 2610선으로 밀려났다. 하락 폭은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이어진 3월 14일(-2.56%) 다음으로 컸다.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기관과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71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7700억원 정도를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코스닥의 낙폭은 더 컸다. 전날보다 3.18% 급락한 909.76으로,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선 돌파)에서 멀어졌다.

기관과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시가총액 상위종목(코스피+코스닥)은 일제히 파란불(하락세)을 켰다. 지난달 자금을 끌어모았던 2차전지 관련 주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포스코홀딩스 주가 하락 폭(-5.8%)이 가장 컸고, 포스코퓨처엠(-4.52%)도 4% 이상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1·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각각 6.85%, 7.45% 급락했다.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1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 증시 마감 후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가장 안전한 최상위 등급 ‘AAA’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로 낮췄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등을 강등 배경으로 꼽았다.

이날 강등 소식은 미국의 첫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12년 전 악몽을 불러왔다. 2011년 8월에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부채 한도 인상을 높이고 대립하자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낮췄다. 강등 여파는 세계 증시로 번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는 2011년 8월 1일 기준으로 두 달 새 15% 가까이 급락했다. 코스피는 그해 8월 1일 기준으로 6거래일 만에 17% 폭락했다. 주식을 싼값에 팔아버리는 ‘투매’ 영향이었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는 단기 조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2011년 수준의 후폭풍이 몰아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차례 겪은 이벤트(신용등급 강등)인 데다 현재 미국 경제가 2011년보다 견조한 게 가장 큰 이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은 그리스 디폴트 등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하는 시점이라 미국 신용등급 하향이 불쏘시개가 돼 신용 우려가 더 커졌다”며 “현재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해 강등 여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미 한번 겪은 이벤트인 데다 2011년은 유로존 금융위기라는 특수 상황이 맞물려 있었다”며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이 낮춰지더라도 미국 국채에 대한 ‘팔자’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정부채 발행에서 미국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6% 수준으로, 자산배분 측면에서 미국 국채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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