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은 별 모양, 대령은 왕관…백마회관 이번엔 '냅킨 갑질'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육군9사단 백마회관 갑질 및 부조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육군 9사단 백마회관의 '16첩 반상'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후 상급부대인 1군단 간부가 소속 회관병들을 '입단속'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군단 인사처장과 육군본부 감찰 인력이 1군단 복지회관인 광개토제일회관의 회관병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상담을 했다.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직후다.

그런데 이들이 도착하기 1시간 전 회관 관리관이 회관병을 집합시킨 뒤 "우리는 걸릴 것이 없고 이번 사건에 연루될 만한 것은 없다"며 입막음을 시켰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설문과 상담이 끝난 뒤 관리관이 한 회관병에게 "네가 나 찌른 것 아니야? 찌른 것 같은데?"라며 "인사과에 물어보면 누군지 다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장성급 냅킨 세팅. 사진 군인권센터

군인권센터는 또 "군단장 등 고위급 간부는 백마회관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손님이 오면 메뉴판에 없는 복어탕, 꽃게탕, 낙지탕탕이, 전복 샐러드, 장어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위급 간부가 식사할 때는 제철 과일과 경단·차 등 평소 제공되지 않는 후식을 냈고, 군단장이 식사할 때는 그릇 세팅을 위해 배치도를 만들기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아울러 장성급이 예약하면 빨간 냅킨을 '별' 모양으로 접어 새 사기그릇에 얹었고, 대령·원사급은 기존에 쓰던 사기그릇에 빨간 냅킨을 '왕관' 모양으로 접어 얹는 등 계급별로 세팅을 달리했다고도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관리관은 쉬는 시간에 주방에서 존다며 회관병 뺨을 때리고 골프채로 위협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장어구이 세팅 계획도. 사진 군인권센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러한 폐습을 근절하려면 회관 운영을 군인 아닌 민간에 맡겨 복지 서비스 제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수조사는 육군에 맡겨둘 일이 아니다. 국방부는 전 군 회관 운영을 중단하고 현역·전역자를 포함해 회관에서 발생한 부조리를 전수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육군은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복지회관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9사단 지휘부가 백마회관에서 16첩 반상 한정식 등 메뉴에 없는 음식을 제공받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육군은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편성하고 모든 복지회관을 점검 중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