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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뭉쳤다" 캐나다 산불 진화 나선 韓구호대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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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산불 진화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구호대. 사진 외교부

캐나다에서 산불 진화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구호대. 사진 외교부

캐나다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국경을 넘은 한국 구호대의 손길이 현지 언론에서 집중 조명됐다.

캐나다 CBC 방송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퀘벡주에서 산불을 끄고 있는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활약상을 소개했다. 구호대는 소방청 70명, 산림청 70명, 의료인력 3명 등으로 구성됐다. 전직 북한 침투 정보요원, 육군 특수부대원, 해군 특전단 대원 등이 포함돼있다.

이들은 지난 5일 몬티리올에서 북서쪽에서 625㎞ 떨어진 인구 2000명의 작은 마을 르벨-쉬르-퀘비용(Lebel-sur-Quevillon)에 배치돼 진화 활동에 나섰다.

캐나다에서 산불 진화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구호대. 사진 외교부

캐나다에서 산불 진화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구호대. 사진 외교부

방송은 대원들이 생활하는 베이스캠프의 모습부터 임무 수행에 나서는 모습, 낯설고 물선 타국에서 산불과 싸우는 고충 등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들이 진화 작업을 한 뒤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몬트리올의 교민들이 보내주는 라면과 즉석밥, 통조림 김치, 한국 과자 등으로 피로를 달래는 모습도 전파됐다.

산불 진화 요원인 김만주(54) 대원은 방송에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는 전 지구적인 문제"라며 "우리가 어디에 있든 살펴야 하고 그것이 우리 임무다. (지구의) 숲은 모두 같으며 함께 지켜야 한다. 그것이 미래에 대한, 지구에 대한 약속”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해외 산불 진화에 구호대가 파견된 것은 처음이다. 방송은 "한국 구호대가 현지 소방 당국은 물론 미국 구호대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전 동맹국들이 산불과 싸우기 위해 70여년 만에 다시 뭉쳤다"라고도 소개했다. 캐나다는 한국전 참전국이다.

이와 관련해 구호대장 권기환 외교부 본부 대사(전 아일랜드대사)는 방송에 "캐나다가 당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2만6000명을 한국에 파병한 것을 기억한다"며 "우리 한국인들은 캐나다의 희생을 잊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캐나다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1230만 헥타르(12만3000㎢) 캐나다 국토가 소실됐다. 이는 우리나라(약 10만㎢) 면적보다도 큰 규모다. 캐나다산불센터(CIFFC)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캐나다 곳곳에서 1000건 이상의 산불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중 660건은 ‘통제 불능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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