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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덕에 '성덕' 됐다…토사물 치운 청년, 페이커 앞 '엄지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지하철에 남겨진 다른 사람의 토사물을 묵묵히 치운 청년의 모습이 공개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지하철에 남겨진 다른 사람의 토사물을 묵묵히 치운 청년의 모습이 공개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지하철에서 토사물을 닦은 ‘6호선 청년’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선행 당시 e스포츠 T1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T1 측의 초청을 받아 사옥과 경기장을 방문했다.

앞서 지난 7일 밤, 한 청년이 서울 지하철 6호선 연신내역에서 합정역으로 이동하는 열차 의자 위에 누군가 쏟아낸 토사물을 묵묵히 닦았다. 본인이 그런 것도 아닌데 의자 앞에 쪼그려 앉아 휴지로 시트에 묻은 토사물을 묵묵히 닦았다. 감동 받은 한 시민이 청년의 뒷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려 퍼졌다. 조회수 400만이 넘었고, ‘좋아요’ 17만개가 달리며 화제가 됐다. ‘6호선 천사 청년’이란 별명도 붙었다.

6호선 청년을 찾아 나섰던 T1. 수소문 끝에 만남이 성사됐다. 사진 T1 SNS

6호선 청년을 찾아 나섰던 T1. 수소문 끝에 만남이 성사됐다. 사진 T1 SNS

시민은 이 아름다운 청년의 뒷모습 사진도 올렸는데 e스포츠 T1의 굿즈 가방을 메고 있었다. 가방에는 ‘T1’의 빨간색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자 T1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팀이 지난 13일 SNS에 ‘선한 영향력을 펼쳐주신 T1 팬을 찾습니다. 연락 기다릴게요’ 글을 올리며 미담의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서울교통공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청년을 찾아 감사를 표한 데 이어 마침내 T1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T1 관계자는 28일 “구단 초청을 받은 청년 분이 최근 사옥(서울 강남구)을 방문했다. 2013년부터 T1의 팬이셨다고 했다. 구단 식당에서 파스타와 함박스테이크를 대접했고, 구단 스폰서인 골스튜디오에서 굿즈도 선물해드렸다. 어제(27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T1 경기 티켓을 드렸고 경기장에도 오셨다”고 전했다.

지하철에서 토사물을 닦은 ‘6호선 천사 청년’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선행 당시 e스포츠 T1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T1 측의 초청을 받았다. 사진 T1 SNS

지하철에서 토사물을 닦은 ‘6호선 천사 청년’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선행 당시 e스포츠 T1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T1 측의 초청을 받았다. 사진 T1 SNS

T1은 27일 SNS에 ‘6호선 천사 청년’이 T1 점퍼와 가방을 착용하고 페이커(이상혁) 사진을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뒷모습을 올렸다.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와 GOAT의 만남. 마침내 두 GOAT가 만났다”는 글도 남겼다. 페이커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3회, MSI(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 2회, LCK(국내리그) 10회 우승 등을 거둬 ‘e스포츠 메시’라 불린다. 6호선 청년 역시 선행 만큼은 ‘GOAT’라 불릴 만 했다.

6호선 청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T1 선수단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선행 덕분에 ‘성덕’이 된 셈이다.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인 ‘성덕’은 한 분야 또는 스타에게 몰두한 사람(덕후)이 성공적 결과를 얻은 걸 말한다.

서울교통공사가 13일 지하철 6호선 전동차 의자 위 토사물 손수 치운 청년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가 13일 지하철 6호선 전동차 의자 위 토사물 손수 치운 청년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서울교통공사

20대 초반인 6호선 청년은 이번에도 인터뷰 요청은 정중하게 사양했다. 앞서 이 청년은 “눈 앞에 보였고 가방에 물티슈가 있어서 다른 분들이 피해 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치웠을 뿐, 할 수 있어서 했던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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