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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 주 만에 35% 늘어난 코로나 확진, 고위험군 보호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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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코로나19 발생지표 [질병관리청]

코로나19 발생지표 [질병관리청]

지난달 격리 의무 해제 뒤 감염자 두 배로 늘어

내달 추가 완화해도 요양병원 마스크 착용 필요

한여름 폭염 속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달 1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고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해제할 당시만 해도 주간 확진자 수는 12만 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7월 3주)엔 25만3825명으로 2배를 넘어섰다. 특히 전주(18만6937명)보다 35.8%가 증가했다. 요즘 병·의원마다 아침부터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하려는 환자들이 줄을 선다.

위기단계 하향 직후 안정적이던 확진자 수가 3주 뒤부터 늘더니 4주 연속 증가해 하루 4만 명을 웃돈다. 무더운 날씨 탓에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전파를 촉진하는 ‘3밀’(밀집·밀폐·밀접) 환경이 많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플루엔자까지 확산하면서 질병관리청은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개인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으나 버스·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수단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병원 입원 통계 등도 증가 추세로 나타나 코로나19 감염 증가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보건 당국은 최근 추세를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위기단계 조정 2단계’를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7월 1주 차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각각 0.10%와 0.03% 정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현재 유행 중인 XBB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다행스럽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됐고, 치료제도 나왔기 때문에 각자가 위생수칙을 지키면 된다”(전병율 차의과학대 보건산업대학원장)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건강한 젊은 세대’에 국한한 얘기다. 중앙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을 맡아 온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65세 이상 등 고위험군은 최근 유행을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65세 미만이라도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지병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치명적인 상태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을 피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가족이나 자주 접촉하는 사람 가운데 고위험군이 있는 경우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음 달부터 현재 2급인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가장 낮은 4급으로 낮추면 병원 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요양병원같이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여름이 지나고 기온이 떨어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해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