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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깨 질환의 양대 산맥, 회전근 개 파열과 오십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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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

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

회전근 개 파열과 오십견은 어깨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사진 한사랑병원]

회전근 개 파열과 오십견은 어깨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사진 한사랑병원]

회전근 개 파열과 오십견은 어깨에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둘 다 상당한 어깨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각기 다른 원인과 증상을 가지며, 따라서 개별화된 진단 및 치료 접근법이 필요하다.

회전근 개, 혹은 어깨 힘줄로 알려진 이 구조물은 4개의 힘줄로 이뤄져 있다. 견갑골 내측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시작된 각각의 근육들이 어깨뼈에서 하나의 동그란 띠처럼 합쳐져 어깨의 앞·뒤·위를 강하게 움켜쥐듯이 부착돼 있다. 회전근 개는 어깨 관절이 탈골되지 않게끔 안정화하고, 어깨의 움직임을 지원하는 근육 그룹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 중 회전근 개 파열은 회전근 중 하나 이상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파열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급격한 운동, 부상,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반복되는 어깨 활동으로 닳아지면서 유발되는 점진적 파열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은 어깨 전방 및 외측의 통증, 팔을 들어 올리거나 바깥으로 돌리는 힘의 약화, 어깨높이 이상으로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증상 등이다. 하지만 어깨 근육 발달 정도나 파열 정도에 따라 통증이나 운동 제한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다. 특히 팔을 어깨보다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는 내회전·외회전하는 동작을 대부분 정상적으로 하기 때문에 파열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회전근 개 파열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영상의학적 검사가 동반돼야 한다. 가장 정확한 검사는 MRI이다.  하지만 높은 검사비 및 검사시간으로 인해 초기 진단에는 X레이와 초음파를 이용해 선별하는 편이다.

치료법에는 보존적 치료(물리치료·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 등이 있고, 각각의 치료를 조합해 진행된다. 파열의 크기가 작아도 통증이 심하거나 운동선수 또는 신체노동자와 같이 봉합의 필요성이 클 경우는 관절경적 봉합술을 시행해볼 수 있다. 파열이 커서 어깨뼈의 변화까지 유발된 상황이라도 고령 및 활동 범위가 적은 환자는 보존적 처치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초점을 두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단순 봉합이 어려운 대형 파열에는 다양한 성분의 무세포 진피 기질(Acellular Dermal Matrix, ADM)을 이용한 인대 보강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오십견, 동결건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모두 같은 상태를 가리키는 동의어다. 동결건은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운동 범위가 감소하는 증상에 주목한 단어이고, 오십견은 퇴행성 질환의 시작점인 50대에 호발하는 경향에 비춰 만들어진 단어이며,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 주변의 관절주머니에 염증과 딱딱해짐이 발생해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의학적 상태를 의미한다. 오십견은 명칭 때문에 착각을 유발한다. 첫째는 노화에 의해 발생한다는 오해다. 최근 경향을 보면 이 질환은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발생한다. 둘째는 오십견이 독립된 하나의 질환이라는 인식이다. 회전근 개 질환이 먼저 생기고 이차적으로 어깨 증상이 야기되는 경우도 있다.

오십견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벼운 외상, 기타 어깨 질환에 대한 이차적 반응, 면역 작용 등이 기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십견의 대표적 증상은 가만히 있어도 에는 듯한 어깨 또는 위 팔의 통증이 있으며, 주로 야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또 앞으로 올리는 자세 외에도 열중쉬어 자세나 팔을 보듬는 자세에서도 통증이 수반되는 강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주로 초기에는 어깨 통증으로 시작되다가 점차 움직임의 제한이 더해지는 시간에 따른 추이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은 오십견은 평균 30(12~42)개월 정도 지속되면서 4단계 경과를 보인다. 1단계는 통증기(약 3개월)로 관절 내부의 염증으로 인해 심한 통증 및 외회전 제한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국소적 주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볼 수 있으나,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고 자가치료해 2단계로 진행된 후 병원에 늦게 오는 경우가 많다. 2단계(결빙기, 약 2~9개월)는 관절 안의 활액막이 염증으로 인해 충혈되고, 관절주머니가 쪼그라들어 통증이 현저히 증가하며 운동 범위의 감소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3단계(강직기, 약 9~15개월)는 염증이 줄어들면서 통증은 감소해 운동 범위의 끝부분에서만 느낄 정도로 호전되지만, 운동 범위는 상당히 줄어든다. 4단계(용해기, 약 5~12개월)는 통증이 없을 수 있고, 기능이 점차 회복된다. 오십견은 자연 치유되는 질환이므로 치료가 필요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50%의 환자에서 통증 및 강직이 잔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십견은 적절한 의학적 치료와 점진적인 스트레칭, 물리치료를 병행해야 확실히 치료할 수 있다. 조기에 수술적 처치를 통해 빠른 회복을 도모해볼 수 있지만, 해부학적 구조가 손상되는 질환은 아니므로 주사, 약물치료 및 재활과 같은 비수술적 처치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보존처치로 통증 및 가동 범위 감소가 조절되지 않는데도 끝까지 방치하면 결국 어깨 주위 근육까지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는 관절경을 이용한 최소 절개 시술로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으며, 매우 드라마틱하게 호전을 보이는 편이다.

어깨 관절의 통증 또는 운동범위 제한을 유발하는 질환(충돌증후군, 석회성 건염, 회전근 개 파열, 퇴행성 관절염, 관절와순 파열, 경추 추간판 질환 등)은 다양하다. 전문의에게 진단과 질환별 맞춤 치료를 받음으로써 힘찬 어깨를 되찾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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