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분기 기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하면서 연간 매출 10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는 2분기에만 1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기아는 실적 발표회를 열고 2분기 매출 26조2442억원, 영업이익 3조40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20%, 52.3% 증가했다. 기아의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률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고급차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난 80만7772대였다. 국내에선 15만816대, 해외에선 65만6956대를 팔았다. 북미와 유럽에서 쏘렌토·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의 인기가 높았다. 기아 관계자는 “생산 정상화에 따른 공급 확대,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확대, 수익구조 개선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들어 고금리·고물가 추세 속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실적 우상향’에 대한 자신감은 감추지 않았다. 이날 기아는 수익구조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다며, 올해 매출 목표를 97조6000억원에서 10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확대를 통해서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모두 합쳐 분기 최대인 7조6409억원에 달했다. 업계는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고공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한 15조6849억원, 영업이익은 64.6% 오른 663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모비스 측은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라며 “완성차 생산량이 늘어나며 핵심 부품 공급이 증가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2분기 매출 7조1383억원, 영업이익 4651억원을 거뒀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모비스·제철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2분기 영업이익을 모두 더하면 11조원을 넘는다. 지난 1분기(약 8조원)보다 37%가량 늘어난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차종과 지역별 판매 믹스, 환율이 모두 우호적으로 작용해 현대차·기아의 실적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