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여야 대치가 이어졌던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민주당의 신청에 따라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게 됐다.
민주당 불참에 위원장 직권 회의 개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연합뉴스
이날 민주당 위원들은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독단으로 회의 일정을 정했다며 불참했다. 장 위원장은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를 미룰 수 없다며 직권으로 회의를 개최했다. 과방위는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과 KBS 수신료 납부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 속에 지난 5월부터 파행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엊그제까지도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를 노력했지만, 민주당의 제안은 다음 달 17일 (우주항공청) 공청회였다”며 “왜 한 달 뒤에 공청회를 열어야 하나. 긴박한 시기에 휴가를 가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주항공청 설립이 늦어져서 우주항공 분야의 무한 경쟁 시대에 대한민국이 묻힌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며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8월 내 통과시켜주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은 국민이 주신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회의에 참석해 장 위원장, 여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박 의원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향해 자료 요청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하자 “싸움 일으키지 말라”는 등의 항의가 이어졌고 박 의원은 발언 후 회의장을 나갔다.
민주당 “안건조정위 구성 신청”…장제원 “즉시 착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필모·조승래·윤영찬 의원. 연합뉴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 등 야당 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 참석 대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 등은 장 위원장을 향해 “애초 상임위 정상화나 우주개발전담기구에는 하나 관심 없으면서 오로지 용산을 향한 충성 경쟁과 보여주기식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이 8월 내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시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어느 정부가 상임위를 운영하는데 특정 법안에 시한을 정해서 처리해달라고 하면서 그 처리를 해 주지 않으면 상임위를 정상화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늘 관련 법안들에 대해 국회법 제57조의2에 따른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신청한다”며 “안건조정위에서 우주항공청 논의를 하고 쟁점은 독립적으로 논의해 과방위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장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 간의 알량한 자존심이나 주도권 다툼을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위원장으로서 즉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에 착수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렇게라도 우주항공청 신설에 대한 법안 신사에 착수하게 됐다”며 “이제 우주항공청 신설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법안을 통과시킬 현실적 힘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통과시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