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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신 뒤 걸렸다" 해외여행 늘자 급증…감염병 7종 주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과 일상회복이 겹치며 해외 여행을 나가는 국민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출국 인파로 가득한 모습.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과 일상회복이 겹치며 해외 여행을 나가는 국민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출국 인파로 가득한 모습. 연합뉴스

일상회복 이후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 유입 감염병 발생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25일 홍역과 콜레라 등 주요 해외유입 감염병이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에 나갈 때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감염병 예방 수칙을 안내했다.

질병청이 밝힌 주의 대상 감염병은 모두 7종이다. 세균성이질ㆍ콜레라ㆍ홍역ㆍ뎅기열ㆍ치쿤구니야열ㆍ지카 바이러스 감염증ㆍ말라리아 등이다. 지난 15일 기준 7개 감염병에 걸린 사람은 모두 1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명에 비해 약 3배 늘었다.

세균성이질

질병청에 따르면 물이나 식품을 통해 옮는 감염병 중 가장 주의해야 할 건 세균성 이질과 콜레라다.

그 중 세균성 이질은 매년 전 세계 8000만~1억6500만 명 환자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에서 158명, 해외에서 262명이 감염됐다.

주요 증상은 고열과 구토, 경련성 복통과 설사 등이다. 혈변이나 점액 변, 잔변감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고 이미 감염된 사람과의 직ㆍ간접적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질병청이 관련 주요 국가로 밝힌 곳은 필리핀ㆍ인도ㆍ베트남ㆍ캄보디아ㆍ인도네시아ㆍ중국 등이다.

콜레라  

콜레라는 전 세계에서 매년 400만명 환자가 발생한다. 국내에선 2020년 이후 발생이 없었지만 최근 필리핀ㆍ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ㆍ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일부 지역과 아프리카(부룬디ㆍ카메룬ㆍ콩고공화국ㆍ에티오피아ㆍ케냐ㆍ말라위ㆍ모잠비크ㆍ나이지리아ㆍ잠비아ㆍ레바논ㆍ소말리아ㆍ시리아) 국가들에서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콜레라에 걸리면 쌀뜨물같이 보이는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감염자의 5~10%에서는 탈수ㆍ저혈량 쇼크 및 사망까지도 이르는 경우가 있다. 어패류 등의 해산물이나 오염된 식수를 통해 옮고,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의 대변ㆍ구토물에 접촉되면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질병청은 “세균성이질, 콜레라 같은 수인성ㆍ식품매개감염병 예방을 위해선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운 물과 음식은 먹지 말고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하며,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역  

홍역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만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다. 최근엔 인도(7만3536명)ㆍ중동(2만5462명)ㆍ아프리카(1만8713명) 등에서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에 해외 유입 환자가 발생한 뒤 2년간 발생이 없다가 올해 해외여행 중 감염된 4명이 국내 입국 뒤 확진된 바 있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홍역 예방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홍역 환자와 접촉했을 때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전신에 발진이 나는데 대부분 수분 및 영양 공급 등으로 좋아지지만 중이염ㆍ폐렴ㆍ설사ㆍ구토로 인한 탈수 등 합병증이 나타나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발진이 나타난 뒤 4일까지는 격리해야 한다. 영유아 때 홍역 예방백신을 2회 접종하지 않았다면 출국 4~6주 전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고된다.

뎅기열ㆍ치쿤구니야열ㆍ지카 바이러스 감염ㆍ말라리아  

올해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네 가지 감염병에 걸린 사람은 총 126명으로 지난해 대비 4.7배에 이른다. 이 중 뎅기열 및 말라리아 환자가 106명으로 대부분인데, 질병청은 남수단ㆍ인도네시아ㆍ태국ㆍ베트남ㆍ필리핀에서 주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한국 국민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인도네시아ㆍ태국ㆍ베트남ㆍ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최근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질병청은 올해 7월~11월 공항ㆍ항만의 동남아시아 입국자는 뎅기열 의심증상이 있으면 무료신속진단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증상은 발열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이다.

치쿤구니야열은 최근 파라과이,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태국ㆍ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84국에서 약 2억4700만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61만9000명이 사망하는 등 합병증 및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다. 올해 국내에 신고된 해외유입 말라리아 환자의 90% 이상은 남수단과 카메룬, 우간다 등 아프리카 지역에 파병ㆍ봉사활동을 위해 방문한 이들이라고 질병청은 밝혔다.

모기 매개 감염병을 막기 위해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질병청에선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모기 기피제 등을 꼭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또 예방약이 있는 말라리아의 경우 여행 전 예방약을 미리 처방받아 복용하고 출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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