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현기 의장 “돈 없는 서울시, 교육청 지원? ‘재정 스와프’ 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21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시의회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지난 21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시의회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이쪽(서울시)은 곳간이 펑크가 났는데 저쪽(서울시교육청)은 곳간에 엄청난 돈을 쌓아두고 있다. 그런데 돈이 없어 빚을 진 이쪽이 곳간 쌓아둔 저쪽에다 돈을 준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2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시청과 교육청 간 재정 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장은 “서울시는 지난해 채무가 1조2000억원대 늘어난 반면(총액 약 11조원) 시 교육청은 현금성 예산 3조5000억원을 갖고 있다”며 “이런데도 시는 본 예산의 0.6% 이내인 약 500억원을 교육 지원금 명목으로 교육청에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특성화고 활성화 방안 마련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1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특성화고 활성화 방안 마련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에 김 의장은 재정 스와프(교환)를 제시했다. 정부가 해마다 자치단체와 교육청에 나눠 지급하는 지자체 일반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일정 부분 서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외환위기 등에 대비해서 국가 간 통화 스와프를 맺는 것처럼 일반행정자치‧교육자치 예산을 필요에 따라 협의해 스와프하자는 취지다. 김 의장은 “조율은 지방의회가 하면 된다”며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니만큼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TBS, 물고기 안 잡고 매년 받아먹어”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재정난으로 존폐 기로에 놓인 서울시 미디어재단 교통방송(TBS)에 대해 “서울시로부터 해마다 수백억원씩 (출연금이) 들어오다 보니 치열하게 경쟁하지 못하고 안주했다”라며 “이젠 교통방송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폐지하거나 경영 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산 배경으로 ‘공교육 약화’ 꼽아

김 의장은 ‘서울형 기초학력 진단평가’ 도입도 언급했다. 그는 “진단평가는 학생 문해력과 수리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르면 9월 시범 도입을 거쳐 11월 말께 본격 시행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공교육이 제 기능을 못 하니 사교육으로 향한다”라며 “과목 하나를 가르치는데도 적어도 수십만원이 드니 육아에 부담을 느끼고, 이는 결국 저출산 문제로 이어진다”라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지난 5월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 관련 조례안을 직권으로 공포하는 등 학력 평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 21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시의회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지난 21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시의회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김 의장은 오세훈 시장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다소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김 의장은 대관람차 ‘서울링’, 제2 세종문화회관, 여의도 서울항 등 주요 사업을 나열한 뒤 “한 번에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혼란이 생긴다”라며 “하나라도 제대로 준비해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