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운동 꽝 게임광인 내가 슈퍼 히어로 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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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키드 헤일리

감독 라스무스 A 실버르센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76분 개봉 7월 20일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처럼 내가 사는 도시를 지키는 히어로, ‘슈퍼 라이언’을 아시나요. 불타는 공장에서 가스탱크를 제거하고, 아기 혼자 탄 유모차가 제멋대로 굴러가다 큰 사고가 날 뻔한 것을 멈추는 등 언제나 마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움직이는 영웅이죠. 슈퍼 라이언은 수백 년 전부터 이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이 대를 이어 맡고 있어요. 현재는 할머니에게서 아빠 ‘라이프’에게로 넘어온 상태죠. 다음은 외동딸 ‘헤일리’의 차례인데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주인공 헤일리는 운동신경도 꽝, 히어로 초능력도 꽝인 게임광 소녀라는 거예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촌 아드리안이 체육 만능에 피아노·바이올린 같은 악기 연주 등 못 하는 게 없는 것과 확연히 차이 나죠. 헤일리는 단짝친구 토마스와 즐겨하는 게임 ‘스케이트보드 피그’ 라이브 방송을 한다는 걸 내세워보지만, 구독자 수 4명에 불과한 데다 현직 슈퍼 라이언인 아빠는 게임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슈퍼 키드 헤일리

‘슈퍼 키드 헤일리’는 노르웨이의 아카데미시상식이라 불리는 ‘아만다 어워드’ 4관왕에 빛나는 유럽 대표 애니메이션 감독 라스무스 A 실버르센의 신작입니다. 그는 3D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2D영화, 그리고 인쇄 만화 특유의 효과를 함께 사용하며 작품의 퀄리티를 높였는데요. 해외에서 먼저 공개된 ‘슈퍼 키드 헤일리’는 개봉 직후 노르웨이 박스오피스 7주 연속 TOP 10에 오르고, 제73회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까지 하며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입니다.

여기에 ‘미니언즈’‘코코’‘드래곤 길들이기 3’‘메리다와 마법의 숲’ 등 할리우드 메이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여러 히트작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카터 굿리치가 참여하며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됐죠. 잡지 『뉴요커』의 표지를 21번 장식하고 다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떨친 카터 굿리치만의 사랑스럽고 개성 강한 비주얼이 ‘슈퍼 키드 헤일리’ 캐릭터들에 고스란히 녹아나 애니메이션 팬들의 기대를 모았어요. 주인공인 헤일리를 비롯해 대대로 다른 모습을 자랑하는 슈퍼 라이언, 씬스틸러로 등장하는 마을 최고 말썽꾸러기인 여우원숭이와 아기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죠.

슈퍼 키드 헤일리

국내 더빙에는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의 상대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뒤 다채로운 매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뽐내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신은수가 참여했어요. 신은수는 앞서 한국 단편문학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등으로 유명한 안재훈 감독의 2017년 작 ‘소나기’로 수준 높은 더빙 실력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그는 “워낙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다양한 작품을 즐겨 보고 있다. 멋진 작품, 그리고 매력 넘치는 캐릭터의 더빙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 저의 목소리로 만날 ‘헤일리’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남겼어요.

베를린·안시·상하이·기포니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라스무스 A 실버르센 감독은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토대로 슈퍼 히어로 장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입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훌륭해야 할까요, 자기 자신인 것만으로도 충분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슈퍼 키드 헤일리’는 따뜻하고 재미있으며 색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라고 소개했죠.

슈퍼 키드 헤일리

모든 면에서 슈퍼 히어로와 거리가 먼 헤일리는 어릴 때부터 슈퍼 라이언을 꿈꿔왔지만, 만능 재주꾼인 아드리안이 슈퍼 라이언의 자리를 노리면서 이야기는 복잡해집니다. 그 와중에 양로원에서 지내는 할머니가 알고 보니 슈퍼 라이언 마스터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요. 과연 헤일리와 아드리안의 맞대결은 어떻게 될까요. 그 사이에 마을의 평화는 지켜질 수 있을까요. “늘 스트레스받지 말라”며 “언제든 때가 되면 준비가 될 것”이라고 한 엄마 말씀에 힘을 얻곤 한 헤일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진짜 슈퍼 라이언’이 누군지, 색다른 슈퍼 히어로를 만나러 가볼까요.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