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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수해 상황 무책임"…민주 의원들, 해외출장 하루만에 귀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23일 의원 외교를 위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가 하루 만에 조기 귀국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수해가 발생한 국내 상황에서 해외 일정을 강행했다며 비판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방중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찾은 박정 의원이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방중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찾은 박정 의원이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박정·박병석·최기상·윤준병 의원은 베트남과 라오스를 방문하는 5박 6일 일정을 위해 오전 출국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두 달 전부터 준비한 외교 일정”이라며 “베트남 국회의장·부의장 등을 만나는 일정이기 때문에 갑자기 취소하면 상당한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에 극한호우가 쏟아지고 있고 수해로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단체로 베트남 출장을 떠난 민주당 의원들을 도대체 어찌 이해해야 하냐”며 “무슨 일이 그리도 시급하기에 전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수해 피해를 뒤로하고 의원 외교에 나서야 한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으로 유유자적 떠난 민주당 의원은 의원 외교라는 핑계는 관두고 당장 귀국하라”며 “지금 국회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현안은 의원 외교가 아니라 수해를 입은 국민의 아픔을 보듬고 관련 지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결국 민주당은 이날 오후 출장단 일부를 출장 하루 만에 귀국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비록 사전에 잡힌 외교 일정이나, 수해기간 중 해외순방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의견을 전달했다”며 “박병석 전 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세 의원은 내일 중 조기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전 의장의 경우 상대국 국회의장과의 공식 일정이 예정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여당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출장길에 오른 의원 중 박정 의원이 수해를 소관으로 하는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이다. 강 대변인은 “이재민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처리해야 할 당사자인 환노위원장이 베트남으로, 그것도 집중호우가 막 시작된 오늘 떠났다는 게 상식적인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박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6일 환노위 소위원회, 28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이미 여야 합의했다”며 “박 위원장은 28일 귀국해 전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은 소위에 들어가지 않아 법안 통과에 차질이 없다”며 “법안 논의 과정에 문제가 없게끔 정리를 하고 출장을 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출장단에 포함됐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상 대기령을 내리며 일정을 취소했다. 강 대변인은 “자연재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정부와 여당을 공격할 땐 언제고 정작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이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며 “결국 재난도 정쟁으로 이용하기만 하면 끝이라는 민주당의 저급한 수준을 보여주는 또 다른 내로남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20일 국민의힘은 전국적인 수해가 발생하고 있던 가운데 골프를 쳐서 논란이 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날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집중호우가 대응을 위해 수해 대책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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