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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저 부지 본 이는 천공 아닌 풍수전문가 백재권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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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천공 의혹은 허위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상황을 잘 아는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관저 부지를 둘러본 이는 천공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관저 부지를 다녀간 이 중에서 유일하게 길게 수염이 난 이는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한 명뿐”이라고 전했다. 풍모가 유사한 백 교수를 천공으로 착각했다는 취지다.

역술인인 천공과 달리 백 교수는 풍수지리학 석·박사이자 교육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해당 분야 전문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직접 찾아와 인터뷰한 것은 물론 국내 여러 언론에 꾸준히 풍수지리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전경. 뉴시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전경. 뉴시스

경찰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해 3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태스크포스)는 관저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건축, 설계, 역사 등 수십 명의 전문가와 예비역 장성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다. 백 교수도 이 중 한명이었다.

관저 이전 상황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도 “우리 전통문화인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서 견해를 듣기 위해 해당 분야 권위자인 백 교수의 관저 후보지 방문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관저 위치는 경호와 안보상 관점, 이전 비용, 집무실과의 동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윤 대통령이 결정했다. 윤 대통령의 한 참모는 “대통령 스타일상 어느 한명의 조언만 듣고 결정하지 않는다”며 “백 교수는 관저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추천했지만, 윤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 TF로부터 종합적인 보고를 듣고 후보 부지를 둘러본 후 현재의 외교부 공관 자리를 직접 낙점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각에서 천공이 국정 운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 무속 프레임’을 씌워 온 것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재권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중앙포토

백재권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중앙포토

앞서, 지난 2월 대통령실은 천공이 새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그의 발언을 최초 보도한 언론 매체를 고발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에서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은 국민과의 약속인 대선 공약을 이행한 것으로, 수많은 공무원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행한 것”이라며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12일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부 전 대변인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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