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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남았다"…비구름 몰려오는 예천, 실종자 수색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장맛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지난 20일 오후 경찰이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 석관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장맛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지난 20일 오후 경찰이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 석관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집중 호우와 산사태 피해가 난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3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수색 작업에서는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오는 주말 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그 전에 실종자를 찾기 위해 구조 당국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1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인력 2376명과 굴삭기, 덤프트럭 등 장비 1115대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날 오전까지 수색 작업을 함께했던 해병대는 안전 진단 차원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산사태 난 벌방리, 큰 바위 많아 수색 난항

남은 실종자는 지난 15일 발생한 산사태로 매몰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 2명과 물에 휩쓸려 실종된 은풍면 금곡리 주민 1명이다. 특히 산사태가 일어난 벌방리는 인근 산이 바위가 많은 ‘돌산’이어서 큰 바위를 치우느라 수색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집이 밀집된 형태의 마을에 진창이 곳곳에 형성되면서 중장비를 대량 투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한 주민이 산사태가 할퀸 마을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한 주민이 산사태가 할퀸 마을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호우로 일시 대피했던 주민 가운데 683가구 943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피해는 839건에 이른다. 사유 시설은 주택 침수·파손 330건, 축사 파손·침수 55건, 가축 폐사 11만2764마리, 농작물·농경지 피해 3426.5㏊ 등이다. 공공시설 응급 복구율은 38.5%다. 도로·교량 58%, 하천 17.9%, 상하수도 81.7%, 기타 11.7%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주말인 22~23일 다시 장맛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달한 장마전선이 다시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22일부터 23일 아침까지 강원도와 수도권, 남부지방에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예상 강수량은 시간당 50㎜다. 최근 집중 호우로 약해진 지반에 추가로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경북지사 “적극적인 강제대피명령 조치 주문”

이와 관련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긴급한 재난 발생이 예상되면 시·군에서 직접 ‘강제대피명령’ 조처를 내리는 등 현장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0일 호우대처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0일 호우대처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 지사는 지난 20일 경북 시·군 재난안전대책회의에서 “재난 및 안전대책관리기본법 제40조, 42조에 따라 시·군에서도 강제대피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긴급 상황 시에는 시장·군수가 강제 대피명령을 바로 내리는 등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긴급대피명령 전에 경북도가 안내한 행정 대피 요청을 영주시 단산면장이 14일 산간 지역 주민에게 산사태 대비와 대피를 적극적으로 안내했고 이를 기억한 단곡2리 이장이 15일 새벽 위험징후를 파악, 마을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켰다”고 했다.

이 마을은 주민들이 경북도의 행정요청에 따라 안전하게 대비한 뒤 곧바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의 주택 대부분이 파손됐으나 인명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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