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ADB,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또 낮춰…“수출 부진 영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3%로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낮아지면서 당초 1% 중반이었던 성장률 전망은 1% 초반으로 모이고 있다.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19일 ADB는 아시아 지역 전체 성장률 전망은 4월과 동일한 4.8%를 유지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내렸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중국(5%), 대만(1.5%), 싱가포르(1.5%) 등보다 낮다.

ADB는 한국의 올해 수출이 감소하고, 민간소비·투자가 부진해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낮게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수출은 생산과 직결되는 만큼 생산·소비·투자 전 항목에 걸쳐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는 뜻이다.

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ADB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개월 전보다 0.3%포인트 올린 3.5%로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등이 안정세를 보인다지만,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ADB의 성장률 전망은 한국 정부가 최근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성장률 전망(1.4%)보다 낮고, 물가상승률 전망치(3.4%)보다 높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4%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1.3%), 현대경제연구원(1.2%) 등 민간에선 1%대 초반 성장률 전망을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1.5%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는데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이 성장률을 낮춰 잡으면서 공통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 감소하는 등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출액은 60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굉장히 제약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지난해 상반기(7.6%)보다 떨어졌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커진 영향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이 국내 반도체 수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중국이 이를 이용해 만든 상품이 미국에서 소비되는 구조인데 중국과 미국의 경기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경기가 저점은 통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극적인 반등을 보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