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집중호우가 내리던 지난 15일 골프장을 방문해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막무가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전공노 대구본부)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상황과 직분을 망각하고 골프를 즐긴 홍 시장을 규탄한다”며 “공직자들의 주말을 자유라고 생각한다면 직원들에게는 왜 비상근무를 지시했느냐”고 지적했다.
전공노 대구본부는 홍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를 지시해 놓고 자신은 골프를 치러간 것과 이후 공개적인 발언을 문제 삼았다.
홍 시장이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있느냐.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주장했다.
전공노 대구본부는 전공노 대구본부는 이 발언에 대해 “핵심에서 한참 빗나갔다”면서 “대구시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시장이 긴급상황 대처에 부적절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직자들의 주말을 자유라고 생각한다면 직원들에게는 왜 비상근무를 지시했느냐”고 반문했다.
또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홍 시장이 “실시간으로 보고할 상황 자체가 없다”고 발언한 것도 문제 삼았다.
전공노 대구본부는 “재난상황발생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실시간 보고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느냐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집불통행정이 아닌 소통행정을 펼칠 때 대구시가 발전하고 시민이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대구 동구 도학동 소재 팔공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다가 비가 많이 오자 1시간여 만에 중단했다. 홍 시장이 골프를 친 시간은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가 발표된 때는 아니었다. 하지만 비 피해가 예상되던 시기에 골프장에 간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골프 치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엔 대구 지역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각종 비 피해로 소방당국이 20여 차례 출동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 후 브리핑에서 김기현 대표 지시에 따라 홍 시장에 대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사안을 당에서 굉장히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고, 이에 대해 먼저 사실관계 및 진상을 조사로 파악한 이후에 후속 조치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따져본 뒤, 홍 시장이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당무감사위원회 감사나 윤리위원회 제소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후속 조치 결정 시점에 대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오늘 오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