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국보, 보물 등이 침수되거나 훼손된 국가유산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집중 호우로 인해 국가지정문화재에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총 3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집계된 피해(34건)보다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난 경북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남·전남 각 7건, 전북 4건, 강원 3건, 충북 2건, 서울·경기·부산·광주 각 1건씩으로 집계됐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경북 예천 선몽대 일원이 물에 잠겨 출입이 통제됐다. 경북 예천에 있는 또 다른 명승지 예천 회룡포도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한 가운데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국보 영주 부석사 조사당은 주차장과 진입로에 토사가 흘러들고 조사당 옆 취현암 주변 토사가 유실돼, 출입을 통제한 채 진입로 복구가 진행되고 있다. 고려 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부석사 조사당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호남 지역 상류 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국가등록문화재인 전남 영광 창녕조씨 관해공 가옥은 담장 두 구간이 무너져 내려 현재 보수 작업 중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사례를 보면 사적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천연기념물·명승·국가민속문화재 각 5건, 보물·국가등록문화재 각 2건, 국보 1건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피해가 확인된 국가유산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응급조치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복구 현황을 파악하고 조치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장마가 본격화한 이후 국보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