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리오프닝 속 '삼중고'…中 진출한 국내 기업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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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일 중국 상하이 항구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EPA=연합뉴스

이달 12일 중국 상하이 항구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EPA=연합뉴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주춤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도 먹구름이 꼈다. 이들 업체는 수요 및 수출 부진, 경쟁 심화라는 '삼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산업연구원·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 진출해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기업 225곳(7개 업종)의 경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실사지수(BSI)가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의미이며, 200에 근접할수록 그 반대다.

이들 업체의 올 2분기 현황 BSI는 시황(76)이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상승, 매출(76)은 1포인트 하락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한국 기업이 체감한 2분기 경기는 1분기와 별 차이가 없고,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평가가 더 많다는 의미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현지 수요 부진(1분기 31.1%→2분기 30.7%)이 여전한 가운데, 경쟁 심화(13.6%→17.8%), 수출 부진(14.0%→14.7%)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양상이었다. 특히 화학과 섬유의류 업종은 현지 수요 부진, 자동차와 전기전자는 경쟁 심화, 전기전자와 금속기계는 수출 부진에 따른 어려움이 이전보다 두드러졌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 비율은 37%(2분기 기준)로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악재는 거의 사라졌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중국 경기, 위협받는 현지 시장 경쟁력 등이 새로운 위기로 다가온 셈이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를 찍으면서 리오프닝 대신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6월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12.4% 줄었다. 이러한 증감률은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그 밖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중간재의 중국 내 자립도 향상, 중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애국소비’(궈차오) 확산이란 악재도 커지고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그렇다 보니 중국 현지 한국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대폭 어두워졌다. 3분기 전망 BSI는 시황(94)·매출(99)에서 전 분기 대비 각각 18, 22포인트 급락했다. 다음 분기 경기를 내다보는 전망 BSI는 현 상황을 평가하는 현황 BSI와 따로 조사한다. 앞서 2분기 전망에선 희망적인 평가가 훨씬 많았지만 석 달 만에 부정적 의견 위주로 뒤집힌 것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자동차·화학 등의 3분기 매출 전망 BSI가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또한 대기업(96)·중소기업(99)을 가리지 않고 부정적 전망이 다수였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초 중국 경기 회복을 크게 기대했지만 잘 안 되는 상황인 데다 (좋지 않은) 한중 관계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리오프닝 효과가 커지긴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경영 상황이 2014년 즈음을 정점으로 계속 나빠지면서 이들이 한국에서 들여오던 소재·부품 등의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의 수출 기상도도 잔뜩 찌푸린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의 단가 하락과 함께 미진한 리오프닝 효과 등이 대중 수출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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