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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8개월 여배우도 잔혹살해…50여년 만에 풀려난 살인마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테이트-라비안카’ 살인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레슬리 밴 하우턴의 21세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테이트-라비안카’ 살인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레슬리 밴 하우턴의 21세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악명 높은 연쇄 살인범 찰스 맨슨의 제자 레슬리 밴 하우턴이 50여년 만의 옥살이 끝에 11일(현지시간) 출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교정당국은 올해 73세가 된 밴 하우턴이 가석방으로 출소했다고 알렸다. 밴 하우턴의 변호인 낸시 테트로도 그가 이날 아침 일찍 출소해 생활 시설에서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밴 하우턴은 1969년 맨슨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저지른 두건의 살인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감옥에 갇혔다. 맨슨은 추종자들로 ‘맨슨 패밀리’를 결성해 표적이 된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했는데, 밴 하우턴은 그 일원이었다.

당시 맨슨은 추종자 4명에게 지시를 내려 1969년 8월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집에 난입해 폴란스키의 아내인 섀런 테이트를 포함한 5명을 살해하도록 지시했다. 피해자인 테이트는 당시 임신 8개월이었다.

레슬리 반 하우턴(오른쪽)이 지난 2002년 6월 캘리포니아 법정에 불려나와 있다. AFP=연합뉴스

레슬리 반 하우턴(오른쪽)이 지난 2002년 6월 캘리포니아 법정에 불려나와 있다. AFP=연합뉴스

밴 하우턴은 이 사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다음날 밤 식료품점 주인의 아내를 칼로 16차례나 찌르는 등 추가 살인에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캘리포니아 교정당국은 2016년부터 밴 하우턴이 모범수라는 점을 들어 가석방을 다섯 차례 추진했지만 제리 브라운 주지사와 개빈 뉴섬 주지사는 매번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뉴섬 주지사는 밴 하우턴이 여전히 사회에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맨슨의 영향력 아래 끔찍한 행위를 저지른 사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5월 항소심 판사들은 뉴섬 주지사의 거부권을 뒤집고 2대 1의 다수결로 “주지사의 결론은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뒤 밴 하우턴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판사들은 밴 하우턴이 50여년 간의 수감 생활 동안 치료와 반성, 성찰을 거친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법원의 가석방 결정에 “실망했다”면서도 “추가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찰스 맨슨은 1971년 일급살인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듬해 캘리포니아주가 사형제를 일시 폐지해 종신형으로 감형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맨슨은 옥중 결혼을 하는 등 기행을 이어가다 2017년 83세로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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