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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반도체 연내에 풀려갈 듯…업다운 커져 걱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12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지 않는 건 너무 당연한 것”이라며 “코로나19 때 (교역이) 닫혔던 것이 갑자기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한 번에 확 올라갈 거라 여겼던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컸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서 기자간담회

최 회장은 12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회복의 핵심으로 꼽혔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최 회장은 “중국도 지금 좋은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대비해 경제적으로 유발하는 낙수 효과가 크지 않다”며 “시장이 정상화하면 어느 정도 괜찮아지겠지만, 옛날처럼 돌아가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중국을 셧다운 시키고 다른 곳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대체 가능한 시장이 아니다”며 “대응을 잘해서 우리가 주도권을 잃지 말고 끌고 나가야 한다. 한 번 잃은 주도권은 회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 반도체 규제 쪽만 생각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투자를 늘려가고 발전되는 분야가 있다. 이런 시장을 우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되는 반도체 불황에 대해서 최 회장은 “다운이 있으니 업이 있는 것이고, 조만간 업턴의 시기가 올 것이다”라며 “밑으로 떨어진데서 더 나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흐름이라고 본다. 2~3년 뒤가 아닌 6개월~1년 뒤 정도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나는 ‘조(早·이르다)’보다는 ‘만(晩·늦다)’을 좋아하기에 연내에 좀 풀려나가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업 다운 사이클이 과거보다 빨라진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진폭 자체가 커지는 문제점에 봉착하고 있다”며 “우리는 (반도체를) 주축 사업으로 하는데 이렇게 진폭이 널 뛰면 사업을 계획하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다양한 요인들이 겹치며 반도체뿐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이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지금이 정부와 기업 간 ‘2인3각’ 협력 체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싱글 기업의 경쟁력으로는 싸워서 어려울 정도로 게임이 달라졌다”며 “우리나라가 더 제대로 하기 위해 정부에서 무엇을 미리 투자하고 움직여야 하는지 접근해야 한다. 문제가 터지면 해결하는 사후약방문식의 접근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제주 해비치호텔 앤드 리조트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추경호 경제 부총리가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제주 해비치호텔 앤드 리조트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추경호 경제 부총리가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달 18일 프랑스로 출국해 베트남을 거쳐 다시 유럽을 순회하며 유치 활동을 벌였다. 엑스포 판세에 대해서 최 회장은 “내부에서도 낙관파와 비관파가 부딪히고 있다”며 “자꾸 비관하기 시작하면 어렵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하기에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답했다.

최근 혁신안을 내놓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해서는 “이름도 바꾼다고 들었는데 새롭게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며 “잘 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언급하며 “내가 우물물을 마실 수 있었다는 건 누군가 우물을 파줬기 때문이라 그 빚이 내게는 남아 있다”며 “힘이 있을 때 우물을 파서 후대 누군가 그 물을 마실 수 있게끔 해야 하는 게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거나 경제단체장을 맡는 것이 어찌 보면 우물을 파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런 걸 하며 간접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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