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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에 소변까지 맞았는데…결국 학폭 피해자만 전학 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경남지역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상급생들로부터 가래침과 소변을 맞는 등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이 결국 전학했다.

12일 피해 학생인 A군 가족과 해당 고교 등에 따르면 A군은 당초 전학을 갈 마음이 없었지만, 교내 ‘공동체 회의’ 진행 과정에서 학교 측과 이견이 생겨 전학 결정을 내렸다.

이 공동체 회의는 매주 수요일 열리며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이 참석해 교내 전반적인 문제를 의논하는 자리다.

A군 가족은 “아들이 이 회의에서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교내 악습 타파를 위해 학교 측에 발언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위해 A군에게 공동체 회의에서 ‘가해 학생 실명을 쓰지 말라는 것’과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인정된 부분만 말할 것’, ‘사전에 발언 내용을 적어서 학교 측에 전달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A군은 ‘이런 제약 때문에 하고 싶은 말 다 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전학을 결심했다.

A군은 올해 3월부터 2개월간 해당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상급 학생 4명으로부터 구타와 가래침·소변을 맞는 등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당했다.

교육 당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4명에게 각각 출석정지, 학급 교체, 학생 및 보호자 특별교육 이수, 보복행위 금지 등 처분을 내렸다.

가해 학생들은 처분이 끝나는 2학기에 학교로 돌아올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 이들을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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