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이재명 회동 전, 이낙연은 "이재명 그만" 김해영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당에 쓴소리를 내고 있는 김해영 전 의원을 부산에서 따로 만났다.

김해영 전 의원이 2020년 6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해영 전 의원이 2020년 6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9~10일 부산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주변에 “송기인 신부님과 김사열 교수님을 만날 예정”이라고 알렸다고 한다. 송기인 신부는 노무현ㆍ문재인 전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인물로, 부산ㆍ경남 지역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꼽힌다. 김사열 경북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았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해 8월 임기 1년을 남기고 사임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총선 당시 이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특히 이 전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부산에 머물고 있는 김해영 전 의원에게도 따로 연락해 독대했다. 두 사람은 김 전 의원이 ‘이해찬 지도부’ 최고위원이었던 21대 총선 당시 이 전 대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서 오간 대화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비명계 구심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전 대표와 20대 국회에서 조응천ㆍ금태섭ㆍ박용진 의원 등과 ‘조금박해’로 불리며 쓴소리를 냈던 김 전 의원이 별도로 만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있는 민주당과 혁신은 형용모순이다.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 “당이 이렇게 망가진 책임은 이해찬 전 대표에게 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3월 10일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후보가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서로 격려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해 3월 10일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후보가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서로 격려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전 의원은 앞서 지난해 10월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된 직후 이 대표를 겨냥해 “그만하면 됐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달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당시 이 대표 지지층은 당 청원게시판을 통해 김 전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 청원을 올렸다. 이들은 최근 민주당이 신규 개설한 당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서도 이 전 대표를 향해 ‘낙지’, ‘낙엽’, ‘똥파리’ 등 은어를 사용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전 의원과의 회동에선 민주당에 대한 걱정과 나라 걱정이 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이재명-이낙연 '막걸리 회동' 직전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와 지난 11일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폭우로 연기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 만나기 전 김 전 의원을 만나 당에 대한 쓴소리를 듣고, 이 대표에게 전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이재명-이낙연 ‘막걸리 회동’은 다음주로 미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측의 김영진 의원은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윤영찬 의원과 만나서 다음 주 초에 회동하는 거로 일정을 잡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