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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무인점포 사장 울린 초등생 쪽지, 대체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초등학생이 남기고 간 쪽지를 본 한 무인점포 주인이 눈물을 쏟은 이야기가 알려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KMIB’에는 ‘무인점포에서 초등생이 한 뜻밖의 행동에 울어버린 사장님’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달 1일 대전 중구 대흥동 한 무인점포에서 간식을 고른 뒤 계산대에서 동전을 세는 이하율군(11)의 모습. 사진 유튜브 KMIB 캡처

지난달 1일 대전 중구 대흥동 한 무인점포에서 간식을 고른 뒤 계산대에서 동전을 세는 이하율군(11)의 모습. 사진 유튜브 KMIB 캡처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사장 A씨가 공개한 지난달 1일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었다. 최근 일어난 절도 사건으로 상심에 빠져 있던 A씨는 이날도 CCTV를 꼼꼼히 살피던 중이었다고 한다.

해당 영상에선 한 아이가 A씨의 무인점포에서 간식을 고른 뒤 계산대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계산대에서는 물건을 바코드에 찍고는 지갑에 있던 동전을 꺼내 세기 시작했다. 아이는 동전 900원을 챙겨 키오스크 뒤편에 놓았다가 위쪽에 설치된 CCTV를 바라보면서 흔들어 보였다.

이후 동전을 키오스크 뒤편에 다시 내려놓은 아이는 CCTV에 빈손을 보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방에서 메모지와 연필을 꺼내 한참을 꾹꾹 눌러 쓴 아이는 종이를 동전 위에 올려놓고 나서야 무인점포를 떠났다.

무인점포 주인 A씨에게 '동전을 두고 간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긴 하율군. 사진 유튜브 KMIB 캡처

무인점포 주인 A씨에게 '동전을 두고 간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긴 하율군. 사진 유튜브 KMIB 캡처

A씨는 곧장 점포로 향했고 아이가 놓고 간 쪽지와 동전을 보며 눈물을 쏟았다. 쪽지에는 ‘편의점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 동전 넣을 곳이 없어서 옆에 900원 두고 갈게요.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점포의 키오스크 동전통은 절도 사건으로 인해 고장 난 상태였다.

A씨는 영상에서 “절도 사건 이후 이런 장사를 내가 왜 시작했나, 자괴감마저 들었지만 아이의 행동을 보고 크게 위로받았다”고 전했다.

하율군이 자신의 쪽지에 감사해하는 무인점포 주인 A씨에게 '오히려감사하다'며 선물한 화분. 사진 유튜브 KMIB 캡처

하율군이 자신의 쪽지에 감사해하는 무인점포 주인 A씨에게 '오히려감사하다'며 선물한 화분. 사진 유튜브 KMIB 캡처

A씨는 수소문 끝에 아이가 대전 대흥초등학교 5학년 이하율군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선물을 전달하고자 했고, 아이의 부모님은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대신 하율군에게 작은 화분을 사 건넸고 하율군은 ‘사장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라고 적은 팻말을 화분에 꽂아 무인점포에 가져다 놓았다.

며칠 뒤 A씨가 하율군 반 친구들과 교무실에 아이스크림을 선물했다는 훈훈한 이야기까지 전해지며 영상은 마무리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부모가 자식을 참 잘 가르쳤다” “이 영상을 보고 일하는 와중에도 울컥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영상에서 하율군은 자신의 행동을 고맙게 여겨주시는 사장님한테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라며 “저나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잘 도와주는 형처럼 되고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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