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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언니 된 푸바오…쌍둥이 낳은 엄마 판다, 6월부터 예민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 사는 엄마 판다 아이바오(2013년생·만 9세)가 아기 판다 자매를 낳았다. 첫 딸 푸바오(2020년생·만 3세·암컷)를 낳은 지 3년 만에 또 자연 번식으로 출산했다. 에버랜드는 자이언트 판다 부부인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2012년생·만10세) 사이에서 지난 7일 쌍둥이 판다 자매가 태어났다고 11일 밝혔다. 국내에서 태어난 두 번째 판다들이다.

아이바오의 진통은 지난 7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진통 1시간 만인 오전 4시52분 첫째를, 오전 6시39분 둘째를 낳았다. 아기 판다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과 140g이다. 현재 98㎏인 푸바오도 갓 태어났을 때 몸무게는 197g이었다. 판다는 곰과 동물 중에서도 새끼의 크기가 성체 체중의 약 800~900분의 1 수준으로 작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두 번째 출산이어서 그런지 아이바오의 진통이 지난 푸바오출산때보다 짧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 받는 쌍둥이 아기 판다 자매(왼쪽부터 첫째, 둘째). 사진 에버랜드

건강검진 받는 쌍둥이 아기 판다 자매(왼쪽부터 첫째, 둘째). 사진 에버랜드

2월에 판다월드 내실에서 눈 맞은 부부

멸종 위기종인 판다는 야생에서 18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취약종(VU)’으로 지정한 희귀동물이다.
아이바오와 러바오 부부는 2016년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판다 공동 연구를 위해 선물로 보냈다. 그래서 아이바오(愛寶, 사랑스러운 보물), 러바오(樂寶, 기쁨을 주는 보물)라는 이름이 붙었다. 판다는 서식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9개국만 보유하고 있다.
판다는 홀로 생활하다가 번식기에만 만나 짝짓기를 한다. 암컷 판다의 가임기도 1년에 단 한 번으로, 통상 3~4월경 1~3일에 불과해 임신이 어렵다.

출산 직후 엄마 아이바오와 쌍둥이 아기 판다(왼쪽부터 첫째, 둘째). 에버랜드

출산 직후 엄마 아이바오와 쌍둥이 아기 판다(왼쪽부터 첫째, 둘째). 에버랜드

이에 에버랜드는 판다 ‘2세 탄생’에 공을 들여왔다. 2020년 7월 푸바오가 태어났지만,  새끼를 키우는 동안엔 발정기가 찾아오지 않는 판다의 습성 탓에 이후엔 임신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쌍둥이의 탄생 조짐은 푸바오가 지난 2022년 9월 엄마 아이바오에게서 독립하면서 나타났다. 이듬해 봄 아이바오에게 발정기가 찾아왔다. 에버랜드는 아이바오의 혈액·소변 검사 등을 통해 호르몬 변화를 분석했다. 푸바오 임신 전과 같았다. 러바오도 아이바오가 머무는 곳을 바라보며 ‘끙끙’거리는 등 변화를 보였다. 이후 2월 중순쯤, 판다월드 내실에서 둘의 합방이 이뤄졌다.

쌍둥이 판다, 사육사들이 돌본다 

아이바오의 임신 징후는 6월 초쯤 파악됐다. 하루 평균 13~14시간 이상이던 수면 시간이 길어진데다, 식사량이 급격하게 줄고 성격도 예민해졌다.
그러나 징후만으론 아이바오의 임신을 확신할 수 없었다. 판다 새끼는 미숙아로 태어나기 때문에 어미 판다의 외형엔 변화가 없다. 상상 임신 가능성도 커서 출산이 임박해서야 임신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사진 에버랜드

사진 에버랜드

이에 사육사들은 아이바오가 임신했다고 보고 6월 말부터 내실에 있는 전용 분만실에 격리하고 24시간 살펴봤다.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판다 전문가도 출산 준비를 도왔다.

7일 태어난 자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쌍둥이 판다다.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정도로 높은 편이다. 야생의 판다는 두 마리를 다 키울 여력이 안돼 쌍둥이가 태어나면 건강한 아기 판다만 품는다고 한다. 반면에 아이바오는 두 새끼를 모두 핣아주는 등 애정을 보인다는 게 에버랜드 측 설명이다. 에버랜드는 사육사들의 인공 포육 등을 통해 쌍둥이의 생존율을 높일 예정이다.

‘판다 할아버지’로 알려진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나 너무 기쁘다”며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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