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문듣고 왔다” 오픈런…‘제2 예산시장’ 꿈꾸는 삽교곱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지난 6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삽교곱창특화거리 식당마다 손님이 가득 차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6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삽교곱창특화거리 식당마다 손님이 가득 차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6일 충남 예산군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 평일인 데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야외 테이블도 손님으로 가득했다. 특화거리가  문을 연 지 엿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인근 천안·아산은 물론 멀리 대전과 서울에서도 소문을 듣고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달 30일 개장 첫날에는 곱창을 맛보러 온 손님과 마을 주민들로 하루 종일 발 디딜 틈 없이 분주했다. 개장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한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특화거리 6개 점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개발한 사과나무 훈연 돼지곱창을 기본으로 가게마다 구이와 전골·볶음 등 특색 있는 메뉴를 선보였다. 한 식당에는 백 대표의 이름을 딴 ‘빽라거’라는 맥주 홍보 전단이 붙었다. 곱창특화거리는 백 대표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식당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야외에서도 자유롭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캐노피 방식으로 설계됐다. 야간에는 조명을 배경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향을 떠났다가 곱창가게 창업을 계기로 돌아왔다는 업주는 “예산군, 더본코리아와 함께 손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준비했다”며 “주변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정직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사과나무 훈연으로 (돼지) 냄새를 잡으면 불향과 사과향이 난다”며 “돼지곱창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는 맛”이라고 강조했다.

‘곱창을 맛보기 위해 세종에서 왔다’는 김지연(49)씨는 “뉴스를 보고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왔는데 맛이 기대 이상이었다”며 “식당 주변에 소규모 공연 등 볼거리가 마련되면 주말 저녁에 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군 8미(味) 가운데 하나인 ‘삽다리 곱창’이 인기를 끌면서 삽교시장은 한때 군청(郡廳) 소재지인 예산시장보다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전국의 모든 전통시장이 그러하듯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예산군은 삽다리 곱창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2018년부터 곱창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의 ‘전통시장 현대화 개선사업’을 통해 주차장을 조성하고 낡은 건물도 정비했다. 하지만 ‘2%’가 부족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백종원 대표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예산은 백 대표의 고향으로 그는 예산고·예산예화여고가 속한 예덕학원 이사장도 맡고 있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말 식당을 운영할 점주 6명을 선발한 뒤 메뉴 컨설팅과 점포 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백 대표가 직접 주관하는 간담회도 열었다. 개장을 보름 정도 앞둔 지난달 13일 전국의 유명 유튜버 50팀을 조청, 시식회를 갖기도 했다.

백종원 대표는 간담회에서 “(곱창) 점포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며 “점주들이 협력하고 노력한다면 삽교곱창의 맛을 전국으로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백종원 매직’이 된 예산시장처럼 삽교곱창거리를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최재구 예산군수는 “삽교 곱창특화거리가 예당호, 덕산온천, 수덕사 등과 함께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삽교시장을 전통시장 활성화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