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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포털 만들고, LG는 e스포츠 후원…게이밍 시장 2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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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삼성전자는 10일 듀얼 QHD 고해상도(OLED 패널 기준)를 적용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9'이 글로벌 예약 판매 3000대를 돌파하는 등 주요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가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9'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0일 듀얼 QHD 고해상도(OLED 패널 기준)를 적용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9'이 글로벌 예약 판매 3000대를 돌파하는 등 주요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가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9'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글로벌 게이밍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하드웨어와 플랫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등 가전‧정보기술(IT)기기가 수요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경기를 타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사 공식 홈페이지이자 온라인 스토어인 삼성닷컴에 게이밍 특화 쇼핑 플랫폼인 ‘삼성 게임포털’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모바일과 모니터, TV,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반도체 등 주요 사업영역 대부분이 게이밍 시장과 겹치는 만큼 게임을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 게임포털에서는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한 갤럭시S23 울트라,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네오 QLED TV, 휘어지는(커브드) 49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의 오디세이 G9 모니터, 빠른 로딩을 지원하는 SSD 신제품 등 삼성이 게임용으로 내세운 제품의 정보를 한눈에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다. 제품 정보뿐 아니라 국내·외 전문가 리뷰, 구매 혜택과 행사 안내, 게임 관련 뉴스도 함께 제공해 게이머들의 커뮤니티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게임에 특화한 ‘LG 울트라기어’ 브랜드를 론칭하고 모니터부터 노트북, 스피커 등 주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e스포츠팀과 협력해 전 세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e스포츠는 오는 9월 개막하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OLED TV 시장에 이어,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워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두 회사가 이렇게 게이밍에 공을 들이는 건 시장 성장성이 높으면서 경기 사이클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서다. 시장조사업체 FMI는 게임용 모니터 시장이 오는 2033년 184억 달러(약 24조원)까지 성장해 전체 모니터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잡한 그래픽과 연산을 처리해야 하는 특성상 관련 시장도 규모가 상당하다. 특히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컴퓨터, 고성능 스마트폰, 고해상도 모니터,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 등이 ‘IT 시장의 검증대’로 불린다. 주요 소비자인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높은 성능을 맞추지 못하면 시장에서 곧바로 도태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게이밍 제품을 중심으로 가장 먼저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게이머의 절반 이상이 PC와 콘솔(게임 전용기기)·스마트폰 등 두 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만족스러운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충성도 높은 탄탄한 고정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올레드와 240Hz 고주사율을 갖춘 45형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커브드 모니터. LG전자

올레드와 240Hz 고주사율을 갖춘 45형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커브드 모니터.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침체에 빠진 TV 시장에서도 ‘게이밍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TV와 스마트 모니터 플랫폼 위에서 ‘디스플레이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별도의 주변기기 없이도 외부 서버에서 동작하는 게임을 집에 있는 TV나 모니터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 엔비디아 등은 미래 성장 사업으로 게임을 점찍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MS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 등 글로벌 대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모아놓은 ‘삼성 게이밍 허브’를 지난해 6월부터 TV와 스마트 모니터에 탑재했다. LG전자 역시 올해 자사 스마트 TV 운영체제인 ‘웹OS’에 탑재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확장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업계에서는 갈수록 게임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결국 삼성과 LG의 TV 플랫폼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59억790만 달러(약 7조72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게이밍 시장이 앞으로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확실한 만큼 앞으로 마케팅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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