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십만원짜리 킬러 문제 퍼갔다"…고소당한 '핑프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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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입시학원이 자사가 만든 문제집을 불법 공유한 혐의 인터넷 대화방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성남 분당경찰서는 대형학원 A사가 지난달 16일 텔레그램 ‘핑프방’ 관계자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해 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A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교육 카르텔’ 발언 이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사교육 업체 중 한 곳이다.

킬러 문제 등 과열된 사교육 시장이 키웠다고 평가 받는 핑프방이 대형 입시학원에게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 당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가. 뉴시스

킬러 문제 등 과열된 사교육 시장이 키웠다고 평가 받는 핑프방이 대형 입시학원에게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 당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가. 뉴시스

핑프방은 문제집을 PDF 파일로 불법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피뎁방)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다. 위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소득‧지역별 교육 격차 해소”라는 이유를 내세워 문제집을 무단으로 공유해왔다. 수험생들의 반응도 뜨거워 지난 3일 기준으로 13만8000여명이 핑프방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4일 돌연 문을 닫았다.

경기도교육청이 2월 해킹을 당한 뒤,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자료가 유출된 곳도 핑프방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핑프방 운영자 2명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영리 목적이 없는 저작권법 위반은 친고죄라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이번에 A사가 고소에 나선 건 자사 소속 유명 강사의 대표 시리즈 문제집뿐만 아니라 수십만원에 달하는 킬러 문제 대비 문제집도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A사는 지난달 1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은 같은날 피의자 주소지 관할인 분당경찰서로 사건을 넘겼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고소장을 접수하여 수사 중인 사항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대화방 '핑프방'에서 수능 교재들이 무단 복제돼 PDF 파일 형식으로 공유되고 있다. 학력평가 성적 자료 유출 이후 참여자는 2만여명 증가했다. 텔레그램 캡처

텔레그램 대화방 '핑프방'에서 수능 교재들이 무단 복제돼 PDF 파일 형식으로 공유되고 있다. 학력평가 성적 자료 유출 이후 참여자는 2만여명 증가했다. 텔레그램 캡처

핑프방 외에도 불법 피뎁방이 5곳에 달해, 경찰 수사가 성과를 내더라도 수능 문제집 무단 배포를 둘러싼 분쟁이 이어질 거라 보는 시각도 있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핑프방은 킬러 문제집 등 과열된 사교육 경쟁이 만들어낸 것과 다름없다”며 “킬러문제 출제를 하지 않는 등 수능 문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아야 피뎁방이 근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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