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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히트곡 없어도 공연 만석, 나도 신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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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가수 이승윤의 ‘도킹’ 앙코르 콘서트. [사진 마름모]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가수 이승윤의 ‘도킹’ 앙코르 콘서트. [사진 마름모]

“저는 정도(正道)로 음악을 계속해보겠습니다.”

가수 이승윤(34)의 음악관을 집약한 한 마디였다. 지난 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도킹’(DOCKING) 앙코르 콘서트는 이런 음악관을 꼭 빼닮았다.

아이돌 위주의 한국 가요계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3년 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30호 가수’였던 그는 일관된 음악 세계로 팬들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단독 콘서트 매진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진행한 첫 전국투어 서울 공연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공연은 6개 도시 전국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열린 앙코르 무대. 역시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공연 강자’라는 수식어를 어떻게 얻을 수 있었는지, 궁금증은 첫 곡부터 풀렸다. 올해 초 공개한 곡 ‘야생마’로 문을 연 이승윤은 가사 속 ‘파격적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세상에 없던 말’과 같았다. 달랑 스탠딩 마이크 하나만 마주한 채, 댄스 같은 퍼포먼스 없이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끌어낸 관객 호응은 전자 기타의 쨍한 소리와 어우러졌다.

나아가 관객까지 지휘했다. ‘무명성 지구인’을 부르고는 관객들에게 “브릿지 파트를 자신 있다 하셔서 기회를 드렸는데 영 아니었다. 다시 기회를 드리겠다”며 같은 부분을 한 번 더 노래하기도 했다. 2층 지정석까지 뛰어 올라가 공연장을 흔들기도 했다. 전날 공연에서 “히트곡 하나 없는데 이런 공연을 하는 게 신기하다”고 했지만, ‘싱어게인’ 우승 후 발매한 정규 앨범 두 장만으로 120분 공연은 꽉 채워졌다. 커버곡이나 게스트는 없었다.

팬층은 다양했다. ‘싱어게인’으로 팬이 됐다는 중년 부부부터 정규 앨범에서 버릴 곡이 없다는 젊은 층까지, 연령·남녀가 뒤섞였다.

공연 말미 그는 “이게 스탠딩의 맛이구나. 다 끝나고, 손이 저릿저릿했다”며 생애 첫 스탠딩 콘서트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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