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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머리카락 소각장 반입…종로는 가능, 동대문은 금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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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용실에서 손님이 머리 손질을 받고 있는 모습. 뉴스1

한 미용실에서 손님이 머리 손질을 받고 있는 모습. 뉴스1

동네 미용실·이발소에서 ‘머리카락’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도 될까. 서울 종로구에선 가능하지만 이웃한 성북구·동대문구에선 안된다.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에 반입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원회수시설마다 반입기준 달리 둬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강남과 노원·마포·양천 4개 자원회수시설을 운영 중이다. 공통 반입기준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사업장에서 나온 300㎏ 이상 생활 폐기물이나 음식물쓰레기·재활용품·불연성 물질이 5% 이상 섞인 종량제 봉투 등은 자원회수시설로 들이지 않는다. 미용실에서 300㎏짜리 ‘머리카락 더미’를 배출하지 않는 이상 얼마든지 종량제 봉투에 담아 자원회수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재활용품 등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부적인 반입기준은 각 자원회수시설에 속한 주민지원협의체 결정에 따라 갈린다. 주민협의체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법’에 따라 구성되는 기구다. 자원회수시설 반경 300m 안에 거주하는 주민, 지역 기초의원이 추천한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다. 쓰레기소각장 운영으로 인한 환경영향을 조사할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한다든지 편익시설 설치에 대한 협의 등이 주민협의체 몫이다. 여기엔 구체적인 반입기준도 포함된다.

쓰레기 소각장 자료사진. 중앙포토

쓰레기 소각장 자료사진. 중앙포토

9년 전 정한 반입금지 현재 맞지 않아 

그런데 2014년 활동한 노원구 주민협의체는 ‘시설 고장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머리카락 반입을 금지했다. 이에 노원구 이·미용실에선 머리카락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릴 수 없다. 버릴 땐 매립이 가능한 특수 종량제 봉투를 따로 사용해야 한다. 특수 봉투는 일반 종량제 봉투보다 가격이 4배가량 비싸다. 이 때문에 노원자원회수시설도 이·미용실에서 배출한 머리카락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노원 자원회수시설을 이용하는 자치구는 노원을 비롯해 중랑·성북·강북·도봉·동대문구 6곳이다. 이 지역 이·미용사들은 불만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논의 결과에 따라 ‘머리카락’ 반입금지가 풀릴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엔 좋은 취지로 반입금지 목록을 정했다 하더라도 현재엔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다른 자원회수시설과도 형평에 맞지 않는 만큼 조정 필요성을 노원 주민협의체 측에 전달했다. 협의체에서 곧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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