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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증권사에 “하한가 종목 보고서, 매수 의견뿐“ 질타

중앙일보

입력

최근 무더기 주가 하락 사태 등 자본시장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가 줄을 잇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와 관련한 관행을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5일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와 랩·신탁과 관련한 영업 관행의 개선은 증권업계의 오래된 숙제”라며 “좋은 관행이라면 법제적으로 뒷받침해야 하겠지만, 자본시장 질서와 투자자 보호에 반하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하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최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 급락 8개 종목 중 4개만 리서치 보고서가 있고 이 중 3개는 모두 매수 의견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지난 4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와의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지난 4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와의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애널리스트들이 조사분석자료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함에 따라 리서치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리서치부서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예산 배분, 공시 방식 개선과 독립 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고객 자산 관리 관행에 대해서도 짚었다.

함 부원장은 “일부 증권사가 고객의 랩·신탁 자산을 운용하면서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치면서까지 다른 투자자에게 손실을 보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랩·신탁과 관련한 불건전 영업 관행은 CEO의 관심과 책임 영역”이라며 “감독당국은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영업 관행에 대해서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고객 자산 관리‧운용과 관련한 위법 행위를 실무자의 일탈이나 불가피한 영업 관행 탓으로 돌릴 수 없다”며 “컴플라이언스·리스크 관리·감사 부서 등 어느 곳도 위법 행위를 거르지 못했다면 이는 내부 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내부 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 경영진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최근 ‘이권 카르텔’ 문제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 등 외부인을 사적으로 접촉할 때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등 검사·감독 업무에서 원칙을 지킬 것이라며 증권업계에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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