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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인증 때 1원 입금’ 이런 특허, 전통 금융권도 개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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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금융 애플리케이션 토스에서 사용자 본인 인증을 하려면 자신 명의 계좌에 1원을 보내도록 신청하고, 입금자명에 적힌 숫자 3자리를 인증란에 입력해야 한다. 이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2016년 특허로 등록한 기술이다. 현재 많은 금융회사가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본인 인증을 하고 있지만, 입금자명에 숫자 대신 무작위 문자를 쓰는 등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토스를 비롯해 네이버·카카오 등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는 가운데, 은행과 카드회사 등 전통적인 의미의 금융사도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3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지식재산권 활동에서 금융 등 서비스업 출원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금융업 등에서 BM(비즈니스 모델)특허 출원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BM특허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경영 아이디어에 부여하는 특허다. 특히 고객의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관련 특허권 활동이 활발한 추세다.

은행권에선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특허청에 ‘하나GPT’ 상표를 출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은행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만 금융업 특성상 1000개 정보 중 999개가 맞더라도 1개만 틀리면 치명적일 수 있어 당장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BC카드는 최근 국가적 재난·재해나 금융망 전산 장애가 발생했을 때 자산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전쟁 발생으로 금융 시스템이 마비돼 자산 기록이 사라지거나, 종이 통장도 쓸 수 없는 상황에도 블록체인에 자산을 저장해둘 수 있는 기술이다.

KB금융그룹은 2018년 취득한 ‘음파결제 영업 방식’ 특허를 캄보디아 시장에서 상용화했다. 가게에서 결제할 때 소비자 스마트폰 앱이 사람은 듣지 못하는 음파를 흘려보내 점주 휴대전화와 ‘폰투폰(Phone-to-phone)’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한국만큼 카드 결제망이 갖춰지지 않은 동남아시아 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데 역할을 한 특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특허 기술을 늘려가는 핀테크 기업이 특허권을 침해한 다른 금융사에 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는 등 미래에는 말 그대로 ‘특허 전쟁’이 불붙을 수 있다”며 “특허가 없는 회사는 재무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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