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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방북 단칼에 거절한 北 "어떤 南인사 입국도 불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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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회장. 뉴스1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뉴스1

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 회장 측은 내달 4일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에 맞춰 방북을 추진 중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김성일 북한 외무성 국장 명의의 을 담화에서 현 회장 측이 정부에 대북접촉신고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하여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입국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며 "이러한 원칙과 방침은 불변하며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앞서 현 회장 측은 지난달 27일 방북을 위해 북측과 접촉하려 한다며 통일부에 대북접촉신고를 제출했다. 현 회장 측은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식을 위해 금강산에 방북하고자 아태평화위와 접촉할 계획이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아직 접촉신고를 수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북측이 서둘러 방북을 거부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북한은 최근 해금강호텔 등 금강산의 현대아산 시설을 무단 철거하는 등 남측과 '강 대 강' 대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남측 인사의 방북과 관련해 통일전선부 등 대남기구가 아닌 외무성에서 입장을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통상 남북관계 현안은 과거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나 통일전선부(통전부) 등 대남기구에서 발표해왔고, 최근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발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남한을 '분단 상태에 있는 특수 관계'로 여긴다는 방증이었는데, 남측을 적대관계에 있는 일반 국가로 보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한편 통일부는 "북측이 순수 추모행사를 위한 목적의 방북에 대해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현재 현대아산의 대북접촉신고는 관계부처 협의 중에 있다"며 "오늘 북한 발표 내용을 고려해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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