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일 3년간 ‘달러 품앗이’…“양국 협력, 의미있는 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9일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9일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한국과 일본이 10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 양국의 통화스와프는 2015년 2월 이후 중단됐는데 8년 만에 복원이 이뤄졌다. 〈중앙일보 6월 29일자 1면〉

29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만난 자리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날 추 부총리와 슌이치 장관의 재무장관회의가 끝나고 양국은 “100억 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통화스와프 재개를 합의했고, 향후 양자 금융협력의 추가 진전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공동 발표했다. 기재부는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회복된 한·일 관계가 금융협력 분야까지 복원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라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과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현재 금융시장이 통화스와프 가동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통화스와프를 처음 체결한 건 2001년이다. 당시엔 20억 달러 규모로 시작했다. 이후 추가 협정으로 2011년 700억 달러까지 불어났고, 한·일 관계 악화로 2015년 2월 통화스와프가 종료되기 직전엔 100억 달러 규모였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원화·엔화가 아닌 달러로 이뤄진다. 한국의 원화를 일본의 달러화로, 반대로 일본의 엔화를 한국의 달러화로 교환할 수 있다.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 원화를 이용해 달러를 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다. 달러를 직접 수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만큼 유동성 측면에서 실효성이 더 크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통화스와프 운영 기간은 3년이다. 3년 만기 전에 합의를 통해 기간을 연장하거나 규모를 늘릴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엔화도 기축통화긴 하지만, 달러화와 비교하면 위상에서 차이가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안보·산업 분야로의 양국 간 협력이 금융에서도 이뤄진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 정부가 외화에서도 확고한 연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기존에 체결 중인 통화스와프는 총 ‘1382억 달러+α’ 규모다. 캐나다·중국·스위스·인도네시아·호주·UAE·말레이시아·튀르키예 등 8개 국가와는 자국 통화를 교환할 수 있고, 아세안 3국가들과는 달러화 기반 다자간 통화스와프(CMIM)가 체결된 상황이다.

한편 한·일 재무장관은 통화스와프 외에도 다양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연계 방안을 검토했다. 또 제3국에 발전소나 공항 등 인프라 건설에 참여할 경우 한·일 민간 기업이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