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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처럼 북한군 평양진격 가능?" 묻자…태영호의 '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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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현동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현동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 무장 반란과 같은 일이 북한에서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 휴전선 군단이 평양으로 진격할 수 있을까"라고 말문을 열며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태 의원은 "지난 주말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 그룹이 총부리를 푸틴 쪽에 돌려 하루 만에 모스크바 200㎞ 앞까지 다다랐으나 결국 포기했다"며 "그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북한에서도 평양에서 떨어진 휴전선 군단 지휘관들이 의기투합해서 평양으로 진격할 가능성이 있는가 물어봤다. 앞으로 역사가 어떻게 흐를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지만 나는 현 북한군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이 모스크바 부근까지는 기세 좋게 갔으나 모스크바를 에워싸고 있는 러시아 수도 방어 무력의 위력 앞에서 포기한 이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군 구조는 본질상 전쟁 수행보다는 군사 정변 방지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 군처럼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밑에 합참이 있고 합참이 전군을 관할하는 유일 명령 구조가 아니다.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밑에 총참모부라는 우리 합참 격인 총 지휘부가 있으나 평양시 외곽을 지키는 수도방어사령부(일명 91훈련소)와 평양시 내부를 관할하는 호위사령부는 총참모부의 관할 밖에서 김정은에게 직속으로 배속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휴전선 부대들보다 무장 장비도 훌륭하고 훈련도 잘돼 있으며, 인원도 10만을 넘는다"며 "휴전선 부대들과 수도방어사령부, 호위사령부 등 전군 장교들이 의기투합하면 군사정변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평양시 내부에는 호위사령부 외에도 우리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보위성, 우리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성 무력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했다.

또 "설사 휴전선 군단이 탱크를 앞세워 수도방어선을 돌파하고 시내로 진입한다고 해도 평양시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호위사령부 부대, 보위성, 보안성 부대들은 물론 군사대학 학생 부대들 등 수만 명의 정예부대가 달려들 것"이라며 "이외 평양시에는 당 군사위원회가 명령하면 당장 무장하고 전투에 진입할 수 있는 수십만의 노동적위대와 대학생들로 이뤄진 교도대 등 무력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태 의원은 "결국 이런 분권화된 구조를 잘 알고 있는 북한군 장교들은 군사 정변 같은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의 이런 분권화된 구조는 군사 정변을 막고 정권의 안정화를 유지하는 데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6·25와 같은 전쟁 시에는 불리한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태 의원은 "앞으로 세월이 흘러감에 김씨 일가에 대한 북한군의 전반적인 충성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씨 정권에 대한 좌절감과 권태감에 분노한 북한 주민들과 군부가 합심해 북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나설 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역사의 순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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