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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는 LPGA, 이번엔 중국이 메이저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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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인뤄닝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발투스롤 골프장에서 끝난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뤄닝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발투스롤 골프장에서 끝난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인뤄닝(20)이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스프링필드의 발투스롤 골프장(파71)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면서 합계 8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약 19억7000만원).

2위는 일본의 유카 사소(7언더파)가 차지했지만, 마지막까지 인뤄닝과 우승 경쟁을 한 선수는 또 다른 중국인 린시위(27)였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두 개가 막판까지 리더보드 맨 위를 장식했다. 역시 이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로즈 장(20) 역시 중국계 미국인이다. 합계 5언더파 공동 8위에 오른 로즈 장은 미국 여자골프의 샛별로 뜨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신지은이 합계 5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랐다. 김효주와 고진영이 합계 1언더파 공동 20위다. 전인지는 이븐파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인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도 중국인 선수가 돋보였다. 리슈잉은 공동 선두로 출발해 단독 선두에 올랐다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중국은 지난 5월 열린 LPGA 국가대항전 한화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도 골프 종주국인 영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린시위, 인뤄닝과 류유, 류루신이 출전했다.

중국 여자 골퍼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비록 ‘축구 굴기’엔 실패했지만, ‘골프 굴기’로 성공할 조짐을 보인다.

그동안 중국 최고의 여자 골퍼는 펑샨샨(은퇴)이었다. 세계랭킹 1위를 지낸 펑샨샨은 중국인으로선 처음으로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주인공이다. 중국인의 첫 메이저 우승, LPGA 투어 통산 상금 1200만 달러에 이어 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중국 선수로 고군분투하던 펑샨샨은 2021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끝으로 돌연 은퇴했다.

그런데 딱 2년이 지난 후 같은 대회에서 신예 인뤄닝이 우승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중국 선수는 펑샨샨 이후 인뤄닝이 처음이다. 중국 선수가 LPGA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펑샨샨 이후 인뤄닝(4월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이 처음이다.

중국 최고의 여자 골퍼로 자리매김한 인뤄닝과 펑샨샨의 연결 고리는 이날 우승 경쟁을 펼친 린시위다. 펑샨샨과 동향(중국 광저우)인 린시위는 펑샨샨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린시위는 15세이던 2011년 중국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7승을 거뒀다. 2013년 유럽 여자투어로 옮겨 2승을 거뒀고, 2014년 LPGA 투어로 건너가 10년째 활약하고 있다.

린시위는 5년 전부터 인뤄닝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린시위는 LPGA 투어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준우승만 세 차례 했다. 올해도 벌써 세 번째 우승 경쟁을 했지만, 아직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특히 린시위는 자신이 살던 미국 올랜도의 집을 인뤄닝에 빌려줬다. LPGA 투어는 “인뤄닝이 우승한 이후 린시위가 임대료를 올릴 수도 있다”고 썼다.

중국은 2009년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확정되자 골프에 많은 투자를 했다. 국가 기관인 중국골프협회(CGA)가 팔 걷고 나서서 대표팀을 육성했다. 미국 유명 아카데미에는 한 때 중국 학생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망주도 많았다. LPGA 투어 Q스쿨 수석 합격자가 2명이다. 2015년 펑시민이, 2019년 허무니가 1위를 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기대에는 못 미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중국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던 양영아 프로는 “골프하는 아이들 대부분 프로 데뷔가 아니라 미국 대학 입학이 목적이다. 요즘엔 당국이 골프를 금기시한 탓에 좋은 지도자도 부족하다”며 “그러나 골퍼 지망생이 워낙 많으니 미국 대학의 스카우트를 거절하고 프로가 된 인뤄닝 같은 예외도 있다. 여자 골프 상금이 커진 데다 실력을 갖춘 한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어 조만간 LPGA 투어에도 중국 선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뤄닝은 …

◦ 2002년 9월 28일 중국 상하이 출생
◦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동메달
◦ 2019년 아마추어 9승
◦ 2020년 프로데뷔 후 중국투어 데뷔 후 3개 대회 연속 우승
◦ 2021년 LPGA Q스쿨 4위로 통과
◦ 2022년 LPGA 데뷔, 상금 랭킹 99위
◦ 2023년 DIO 임플란트 LA 오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26일 현재 상금랭킹 1위(200만8768달러),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랭킹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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