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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는 독일 역사의 새똥 불과” 獨극우당 지방선거 첫 승리

중앙일보

입력

25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조네베르크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로버트 세셀만 독일을 위한 대안(AfD) 후보(가운데)가 당선을 확정 지은 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조네베르크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로버트 세셀만 독일을 위한 대안(AfD) 후보(가운데)가 당선을 확정 지은 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이민 정책 등으로 독일 정보기관의 감시 대상에 오른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이 25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고 공영 방송 도이체벨레(DW)가 보도했다.

이날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조네베르크 지역구의 단체장을 선출하는 결선투표에서 AfD 소속으로 출마한 변호사 로버트 세셀만이 52.8%로 1위를 차지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속한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U) 소속 현 단체장인 위르겐 쾨퍼는 47.2%로 집계됐다.

조네베르크는 인구 약 5만 7000의 작은 지역구지만, 극우 성향 정당인 AfD가 지자체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1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DW는 전했다. “사회민주당 등 주류 정당들이 연정 협력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극우 정당에게 중요한 돌파구가 됐다”는 평가다.

2013년 설립된 AfD는 반이민, 반이슬람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다. 독일 민족의 우월주의도 숨기지 않아 왔다.

AfD 소속 알렉산더 가울란트 독일 연방의원은 지난 2018년 “나치는 1000년 이상의 성공적인 독일 역사에서 작은 새똥(bird sxxx)에 불과하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에도 나치의 과오를 축소하는 듯한 AfD 소속 정치인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 정당의 한 지지자가 지난해 10월 베를린 행진에서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 총통의 경례 방식을 따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 정당의 한 지지자가 지난해 10월 베를린 행진에서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 총통의 경례 방식을 따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선거는 독일 주류 정치 무대에서 입지가 줄어들던 AfD에게 새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독일의 국내 정보 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의 토마스 할덴방 국장은 선거를 닷새 앞둔 20일 “우리는 AfD의 일부가 독일의 모든 소수자와 이민자들에게 증오와 선동을 퍼뜨리며, 러시아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권자들이 결정을 내릴 때 염두해달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실상 “AfD에는 투표하지 말라”고 한 것인데, 투표 결과는 반대로 나온 게 됐다.

이와 관련 독일 유대인 중앙위원회의 요제프 슈스터 의장은 이번 선거 결과에 “AfD를 지지한 모든 유권자가 극우적 견해를 갖는 건 아니지만, 정당 자체는 극우적”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이 나라의 민주 정치 세력이 받아 들일 수 없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아우슈비츠위원회의 크리스토프 회브너 부위원장도 “오늘은 독일 민주주의 역사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방헌법수호청은 AfD의 하부 조직 ‘날개’와 ‘젊은 대안’ 등을 극우 단체로 지정하고 감시 대상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1945년 나치 정권 이후 독일에서 선출된 정당에 대한 첫번째 조치였다. 이에 AfD는 소송을 걸었지만, 독일 연방 법원은 지난해 헌법수호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헌법수호청과 독일 의회 등은 합법적으로 AfD의 극단적인 정책, 조직 등에 대해 감청을 포함한 감시와 감독을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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