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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승의 사나이’ 17년 만에 국제대회 복귀전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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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오른쪽)가 국제무대에 돌아왔다. 24일 몽골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 1라운드에서 알라바초우 루슬란을 꺾은 뒤 악수하고 있는 이원희. [연합뉴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오른쪽)가 국제무대에 돌아왔다. 24일 몽골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 1라운드에서 알라바초우 루슬란을 꺾은 뒤 악수하고 있는 이원희. [연합뉴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42·용인대 교수)가 17년 만의 국제무대 복귀전에서 승리했다.

이원희는 지난 24일 몽골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 1라운드에서 알라바초우 루슬란(23·벨라루스)을 1분 44초 만에 반칙승으로 꺾었다. 루슬란은 이원희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날카로운 허벅다리 걸기로 공격을 시도하자 당황한 나머지 금지 기술인 ‘다이빙(매트에 머리를 박고 경기하는 동작)’으로 방어하다 실격당했다. 이로써 이원희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승리하는 감격을 맛봤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이 그가 참가한 마지막 국제대회였다. 공식 경기에 나선 건 2008년 5월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15년 만이다.

이원희는 2라운드에서는 베크루즈 호다조다(28·타지키스탄)와 팽팽한 승부를 펼치다가 정규시간 35초를 남기고 안뒤축걸기 절반을 내줘 아쉽게 졌다. 호자조다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81㎏급)다. 이원희는 2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06년 발목 수술 이후 사실상 은퇴한 뒤 17년 만에 국제 대회에 나와서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크다”며 “대회를 앞두고 평소 체중 83㎏에서 10㎏ 정도 감량한 탓에 힘을 못 썼다. 바뀐 룰 적응도 부족했고, 긴장한 나머지 노련한 경기 운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원희는 한국 유도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03년엔 국제 대회 48연승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 중 44경기를 한판승으로 이기면서 ‘한판승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981년생 이원희는 지난해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겠다. 내 도전이 한국 유도에 자극을 주고, 국민에겐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마흔 넘은 나를 보며 평범한 아저씨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이번 대회에 그는 자비를 들여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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