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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우디서 메가프로젝트 수주…'원팀코리아' 첫 결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사우디 쥬베일 아미랄프로젝트 계약 서명식.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이 50억 달러 규모의 쥬베일 화학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사우디 쥬베일 아미랄프로젝트 계약 서명식.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이 50억 달러 규모의 쥬베일 화학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사우디 동부 쥬베일지역에서 추진하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현대건설이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아미랄 프로젝트의 규모는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로 한국 기업이 그동안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해 조성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기지 건설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패키지 중 1·4 공사를 따냈으며, 특히 패키지1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인 MFC(혼합 크래커)를 건설하는 공사로 ‘화합산업의 쌀’이라 할 수 있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t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해외 수주 500억 달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 건설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한국과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통해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번 수주에 대해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번영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 되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제2의 중동 붐을 위해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원팀코리아를 구성하고,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 중동 지역으로 출격해 수주 지원 활동을 펼쳤다. 원 장관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아람코 CEO를 만나는 등 고위급 외교를 지속했다.

계약 서명식에 참석한 원 장관은 “이번 수주를 통해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향후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 후속 수주를 위해 원팀코리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우디 쥬베일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76년 당시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이 공격적인 입찰전으로 유럽 등을 제치고 사우디에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쥬베일 산업항 공사는 한국의 현대건설에 낙찰됐다. 사우디는 아무런 조건 없이 공기를 6개월이나 앞당기겠다는 현대의 제안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1976년 2월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체신청은 기술력에서 앞서는 영국·독일을 두고 한국의 현대건설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주영 사장은 ‘사우디의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애초 예정된 입찰가(약 12억 달러)보다 20% 감액한 9억7000만 달러를 써냈다. 당시 중동 건설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유럽의 벽을 뚫기 위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승부수였다. 이후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만 232억 달러(약 30조원)를 벌어들였다.

현대건설이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쥬베일 산업항. 사진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쥬베일 산업항. 사진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중동 붐’의 재연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현대건설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아미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중동 지역에서 ‘K건설’의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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