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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저출산 해법은? 무협, 제출만 해도 10만원 주는 논문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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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에서 개최하는 저출산 극복 대책 논문 경진대회 포스터. 사진 무협

무협에서 개최하는 저출산 극복 대책 논문 경진대회 포스터. 사진 무협

“저출산 극복과 교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제안하는 A4 15장 내외 논문을 내는 MZ세대들에게 10만원을 드립니다.”

한국무역협회(무협)가 다음 달 14일까지 ‘MZ세대가 지향하는 저출산 극복 대책 논문 경진대회’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논문 주제는 두 개 분야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을 제안하는 것으로 MZ세대가 바라보는 현재 저출산 문제의 원인·진단, 기존 저출산 문제 해결 정책에 대한 평가 및 문제점 등에 관한 것이다. 다른 분야는 교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 제안으로 최근 젊은 세대들이 연애를 어려워하는 원인을 진단하고 연애를 활성화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에 대해 논하면 된다.

2004년생부터 1980년생까지 MZ세대만 응모할 수 있다. 선착순 100명에게는 응모료 1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 혜택까지 제공한다. 가장 우수한 6팀을 선정해 최우수상 상금 300만원, 우수상 200만원, 장려상 수상자에게는 100만원을 지급한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제7회 무역산업포럼 :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 제언'을 개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제7회 무역산업포럼 :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 제언'을 개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경진대회는 정만기 무협 부회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정 부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MZ세대에 대한 문제는 그들에게 직접 들어야 한다”라며 “출산율 제고를 위해 표어·포스터 경진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산아제한 정책을 펼칠 때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등 포스터를 배포했던 것처럼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슬로건 경연대회를 열겠다는 것이었다. 정 부회장의 아이디어는 논문대회로 대체됐으며, 표어를 추가로 제출하는 이에게는 일정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무협 측은 설명했다.

무협에서 이런 공모전을 주최하는 배경에는 경제단체로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회원사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무협에서는 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현재의 기조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산업 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무역 종사자들도 줄어들 거라는 절박함이 있다”라며 “저출산 극복이 현재 노동력 부족에 대한 당장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미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제단체에서도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년간 정부에서는 저출산 정책에 약 30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협은 젊은 세대들이 직접 내는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에 미래 주인공인 MZ세대들이 빠진 경우가 많다. 실제 결혼과 출산의 당사자인 이들이 문제점을 스스로 분석하고 해결에 동참하게 해야 한다”라며 “논문 경진대회에 나온 아이디어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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