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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女손목 잡아채고, 동창에 몹쓸짓…부산 경찰 선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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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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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최근 부산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만취 경찰관이 시민에게 추근대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료 경찰관을 폭행하고, 일선서 직원을 대표하는 직위를 가진 또 다른 경찰관은 동창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 경찰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 손목 잡아챈 경찰, 출동한 동료까지 쳤다

23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동래경찰서 소속 A경위가 길을 가던 여성을 추행하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A경위는 지난 12일 오후 11시30분쯤 동래구 안락동에서 지나가던 여성 손목을 잡아챘다.

A경위는 동래서 관할 파출소 소속이다. 피해 여성은 “길을 지나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손목을 잡아끈다”며 신고했다. 만취 상태였던 A경위는 자신을 제지하려는 출동 경찰관 조치에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동료인 이들을 폭행해 체포됐다.

“직장협의회장이 호텔 동창회서 성범죄, 충격” 

또 다른 경찰서 소속 B경위는 술에 취한 여성 동창생에게 몹쓸 짓을 했다가 입건됐다. 술에 취해 잠들다시피 한 동창생이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혐의(준강제추행)다. 경찰에 따르면 B경위는 지난달 20일 부산 한 호텔에서 열린 동창회에 참석했다. 1박 2일로 진행된 동창회에서 밤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던 중 상당수 참석자는 먼저 객실로 돌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B경위를 포함한 남ㆍ여 동창생 4명이 남아있던 상황에서 B경위가 술에 취한 피해자를 객실로 옮기던 중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동창생이 B경위 고소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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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B경위가 노조위원장에 해당하는 직장협의회장을 맡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내부에선 B경위가 형사적 책임은 물론 해임 등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A, B경위가 소속된 경찰서 관계자들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16일엔 술에 취해 자신의 집 침대에 누워 잠든 여성 사진을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로 부산 경찰 현직 간부가 입건됐다. 해당 경찰관은 “여성과 아무 일이 없었다는 걸 입증하려고 옷을 입고 잠든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산 경찰청은 조만간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의회를 열어 징계 방향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근 5년간 경찰 311명 ‘성비위’ 징계

현직 경찰 성비위가 시민과 동료 경찰, 심지어 미성년자를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터져 나오면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C순경은 SNS에서 알게 된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은 혐의(미성년자의제강간)로 지난달 21일 구속됐다. 이튿날엔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20~30대 여성 10여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D경장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윤희근 경찰청장. 윤 청장은 지난달 26일 전국 시도 경찰청장을 소집해 '성비위 예방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앙포토]

윤희근 경찰청장. 윤 청장은 지난달 26일 전국 시도 경찰청장을 소집해 '성비위 예방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앙포토]

성비위로 징계를 받는 경찰관 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국회부의장)이 경찰청에서 받은 ‘경찰공무원 기소 이상 처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비위로 징계받은 경찰관은 2018년 48명에서 지난해 79명으로 늘었다. 5년간 모두 311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 기간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은 102명에 달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26일 전국 시도 경찰청장을 소집해 ‘성비위 예방 대책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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