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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81㎝에 드라이브 300야드…'무서운 중학생'이 온다

중앙일보

입력

골프계가 주목하는 ‘중학생 국가대표’ 안성현. 고봉준 기자

골프계가 주목하는 ‘중학생 국가대표’ 안성현. 고봉준 기자

신장 181㎝, 체중 90㎏. 드라이브 비거리 300야드. 역대 최연소 골프 국가대표 발탁까지…. 어느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 유망주의 이력이 아니다. 아직 주민등록증도 나오지 않은, 한 앳된 소년의 프로필이다. 주인공은 비봉중 2학년 안성현(14). 초등학교 무대를 일찌감치 평정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앞세워 프로의 세계까지 넘보는 안성현을 최근 경기도 성남시의 한 골프장에서 만났다.

안성현은 골프계에선 이미 이름이 잘 알려진 실력자다. 나산초 시절부터 경기도 대회를 비롯해 각종 무대에서 입상했다. 또, 중학생이 된 지난해에는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와 전국중고등학생골프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대한골프협회(KGA)에서 주관한 제1회 클럽디 아마추어 에코 챔피언십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 형들을 누르고 우승을 추가했다.

안성현은 누나 안연주(16·수성방송통신고 1학년)를 따라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클럽을 잡았다. 당시 유소년 대회에서 계속해 상을 받는 누나를 보면서 관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막연한 호기심이었지만, 갈수록 애정이 깊어졌고 결국 누나처럼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안성현은 “누나를 가르치시던 프로님으로부터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공도 맞히기 어려웠지만, 갈수록 골프가 재밌더라. 2년 뒤에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흥미가 더 붙었다”고 웃었다.

역대 최연소 골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비봉중 2학년 안성현. 성인 못지않은 체구를 앞세워 일찌감치 프로의 세계를 넘보고 있다. 사진 KPGA

역대 최연소 골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비봉중 2학년 안성현. 성인 못지않은 체구를 앞세워 일찌감치 프로의 세계를 넘보고 있다. 사진 KPGA

안성현에겐 ‘역대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다. 먼저 지난해 4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오픈을 통해 12세11개월16일의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9월 열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선 13세3개월19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컷 통과 기록도 작성했다. 또, 석 달 뒤에는 김민규(22)가 갖고 있던 14세3개월8일의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타이틀을 13세5개월3일로 갈아치웠다. 쟁쟁한 대학생과 고등학생 형들을 제치고 차지한 태극마크였다.

안성현은 “역대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부담을 주기는 한다. 그래도 더 골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를 주기도 있다”면서 “앞으로 역대 최연소 코리안 투어 톱10 기록을 쓰고 싶다. 우승은 조금 더 큰 다음 노려보겠다”고 했다.

안성현은 성인이라고 착각할 만큼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한다. 안성현을 곁에서 가르치는 김형태(46) 국가대표 코치는 “(안)성현이의 장타는 또래들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대학생 형들만큼 거리가 나간다고 보면 된다. 또, 중학교 2학년답지 않게 안정적인 골프를 한다. 어린 나이에도 모든 채를 잘 다룰 줄 안다”고 평가했다.

안성현처럼 1997~1999년 태극마크를 달았고, 코리안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둔 김 코치는 “성현이는 임성재(25)나 김주형(21)처럼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아직 어려서 가다듬을 곳은 많지만, 천천히 시간을 두고 배운다면 한국을 빛낼 선수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프 삼남매’라고 불리는 첫째 안연주와 막내 안윤주, 둘째 안성현(왼쪽부터). 셋은 유소년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 안성현

‘골프 삼남매’라고 불리는 첫째 안연주와 막내 안윤주, 둘째 안성현(왼쪽부터). 셋은 유소년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 안성현

안성현은 골프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누나인 안연주와 여동생 안윤주(12·비봉중 1학년) 모두 유소년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선 삼남매가 간격을 두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써냈다. 먼저 안연주가 2019년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고, 안성현이 2021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마지막으로 막내 안윤주가 지난해 단체전 우승을 달성해 금맥을 완성했다.

안성현은 “셋 중에서는 내가 제일 잘 친다고 생각한다”며 웃고는 “우리 모두 잘해서 나중에는 해외 무대에서 한국을 빛내고 싶다. 그런 남매가 되면 정말 멋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키가 1m80㎝대 후반까지 커서 타이거 우즈(48·미국)처럼 파워 넘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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