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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디지털 규범 제정 위한 국제기구 만들자”…1조2000억 투자 유치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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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파리 이니셔티브’라 명명한 이 제안을 통해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제 시스템의 작동, 다시 말해 디지털 규범 집행에 국제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국제적 합의 도출을 위해서는 UN 산하 기구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먼저 “데이터와 AI로 대표되는 디지털은 우리가 그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발명, 기술 개발, 예술 창작 등 사람과 AI의 콜라보를 통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는 한편, 그 독창성의 원천과 법적 권리관계에 관한 엄청난 혼란을 빚어내고 있다”고 양면성을 함께 거론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인류 진보의 이면인 기후위기와 양극화 심화 등을 방치하지 말고 인간 중심의 디지털을 구현해야 하고, 이를 위한 규제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 윤 대통령의 핵심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은 인간의 자유를 확대시키는데 기여해야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장 먼저 세워야 한다”며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절대적 가치로 존중되고 인류의 후생을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위험에 대한 정보는 즉각적으로 공유되고 공표돼야 하며 상응하는 적정 조치가 이뤄지는 규제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유지돼야 한다. 그 규제를 위반하는 것은 불법행위로서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만든 것처럼 디지털 문제 해결 위한 새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도 윤 대통령을 만나 '인간이 통제 못 하는 영역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마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비슷한 취지로 언급했는데,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있는 한국이 제안해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조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아시아계 최초의 프랑스 장관을 지낸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털 사장,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마르쿠스 가브리엘 독일 본 대학 철학과 교수, 라자 샤틸라 소르본대 로봇공학 명예교수 등과 대담했다.

포럼 참석을 마친 윤 대통령은 평소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해온 대로 ‘유럽지역 투자신고식’에 참석해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이날 행사를 통해 2차전지와 전기차, 해상풍력, 첨단소재 등 첨단 산업 분야의 6개 유럽기업(이메리스·유미코아·콘티넨탈·나일라캐스트·에퀴노르·CIP)은 9억4000만달러(1조2000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기업의 CEO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의지도 밝혔다.

최상목 수석은 “지난해 유럽이 한국에 신고한 전체 투자 금액이 80억 달러인 점에 비춰보면 9억4000만 달러(12%)는 작지 않은 규모”라며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ㆍ영국ㆍ벨기에ㆍ노르웨이ㆍ덴마크 등 유럽 전역의 CEO들이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당초 계획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는 등 1호 영업사원의 세일즈 외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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