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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도 저축은행 찾은 2030...취약차주 3년새 52% 증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저축은행에서 2030 청년층 취약차주의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도 돈 빌리기 힘든 저소득ㆍ저신용 청년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2019년 말 대비 32.5%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저축은행 취약차주 대출규모가 51.6%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60ㆍ70대는 36.2%, 40ㆍ50대는 19.8% 늘었다.

비은행의 부동산ㆍ건설업 대출 규모는 커졌는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출의 건전성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부동산PF 대출규모는 2020년 말 대비 2022년 말 기준 12조6000억원(2조9000억원→15조5000억원) 늘었다. 전체대출 중 부동산PF 대출비중은 2.0%에서 9.2%로 커졌다.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3조7000억원(6조9000억원→10조6000억원) 증가했고, 대출비중으로 보면 8.9%에서 9.2%로 늘어났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대출 전반의 연체율도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1년새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가 1.7%포인트(1.9%→3.6%), 저축은행이 0.9%포인트(2.5%→3.4%), 농ㆍ수ㆍ산림조합ㆍ신협은 0.3%포인트(1.2%→1.5%) 올랐다. 1분기 말 기준으로도 저축은행(5.1%)과 농ㆍ수ㆍ산림조합ㆍ신협(2.4%) 모두 연체율이 상승했다.

다만 한은은 비은행 리스크가 전체 금융안정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은행 리스크가 타업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전이지수'로 시산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1.2%로, 투자은행 등을 포함한 전체 업권 평균(6.6%)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또 한은이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와 유사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시나리오를 가정해 각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여력을 평가했는데, 중앙회 보유 예치금과 상환준비금이 감소하더라도 잔액은 모두 지난해 말 기준 상환준비금을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가계 평균 순자산이 5000만원(2021년 말 4억4000만원→2023년 3월말 3억9000만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7%에서 5.0%로 확대됐다. 고위험가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모두 상회하는 가구를 뜻한다.

미분양주택은 대구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해 2023년 4월말 전국 기준 7만1000호를 기록했다. 다만 과거 부동산PF 부실 사태 시기인 2009년 3월 16만1000가구와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미분양주택이 증가한 이후 약 3년의 시차를 두고 건설사의 부실위험이 크게 높아졌다”며 “향후 건설사의 재무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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