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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3년 연속 트레이드? 황승빈은 올해도 우승을 본다

중앙일보

입력

KB손해보험 세터 황승빈. 사진 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세터 황승빈. 사진 KB손해보험

어느덧 네 번째 팀. 이제는 자리를 잡아야 한다.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황승빈(31)이 자신의 강점을 되찾아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을 보내고, 세터 황승빈을 영입했다. 주전으로 활약했던 황택의가 군복무(국군체육부대)를 위해 떠났기 때문이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신승훈과 박현빈으로 한 시즌을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한 KB손보는 출혈을 감수하고 황승빈을 데려왔다. 토스 안정감이 뛰어난 황승빈은 긴 팔을 살린 블로킹과 수비 능력도 준수하다.

황승빈으로선 벌써 세 번째 이적이다. 2014년 1라운드 5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황승빈은 2021년부터 삼성화재, 우리카드를 거쳐 3년 연속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19일 수원 KB손해보험 인재니움 체육관에서 만난 황승빈은 "처음 이적한 뒤 매년 팀을 옮겼다. 새롭지만, 익숙해지지는 않는다"면서도 "기분 좋은 이동이라고 생각하고, 더 잘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와 책임감도 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몇 번 해봤다고, 시간이 걸리거나 어색한 건 없다"고 했다.

새 팀이지만 낯익은 얼굴은 많다. 리베로 백광현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를 거쳐 벌써 세 팀에서 같이 뛴다. 황승빈은 "광현이는 '형이랑 저랑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인 거 같다'고 하더라. (주장 정)민수 형이 제일 먼저 연락해왔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룸메이트였던 김학민 코치도 있다. 황승빈은 "코치님이 저를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몸 관리도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어주셨다. 선수 시절 때도 같이 해서 서로를 잘 안다"고 말했다. 김학민 코치는 부드럽지만, 엄격할 땐 누구보다 엄격한 걸로 소문나 있다. 황승빈은 "선수와 코치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목소리를 높이실 때가 드물게 있었다"고 웃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뛰던 시절 황승빈. 사진 한국배구연맹

국군체육부대에서 뛰던 시절 황승빈. 사진 한국배구연맹

황승빈은 한선수의 그늘에 가려 오랫동안 백업 세터를 맡았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성장했다고 믿는다. 특히 상무에서 군 생활을 하며 성장했다. 황승빈 자신도 그때를 떠올렸다. 황승빈은 "팀 성적이나, 개인으로나 보면 대한항공이 제일 좋았지만 내가 뜻하는 대로 됐던 건 상무 때 다. 허수봉, 차지환 등 좋은 선수들도 많았다. 그때는 부담감이 없었다"며 "편하게 잘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하고, 제일 좋았던 때의 루틴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선수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덕장이다. 황승빈은 "아직 볼 훈련을 시작하지 않아서 배구 스타일은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분위기가 비슷한 거 같다.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걸 잘 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라고 했다.

세터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공격수들과의 호흡이다. 아쉽게도 황승빈과 가장 잘 맞았던 나경복은 이적 후 군복무 중이고, 비예나도 대한항공 시절 같이 플레이를 한 횟수가 많지 않다. 그나마 황경민과 손발을 여러 번 맞춰봤다. 안정된 토스가 장점인 황승빈이 미들블로커 우상조, 한국민을 살려줘야 KB도 지난해 부진을 털고 도약할 수 있다.

황승빈은 "어느 팀에서든 우승이 목표다. 삼성화재에서도, 우리카드에서도 그런 마금가짐이었다. 아쉬움이 있지만, KB에서도 그 마음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처음 해보는 공격수들이 있어 설렌다. 좋은 호흡을 찾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의 상징색은 노란색이다. 황승빈은 "지인들이 '노란색 유니폼이 어울리겠느냐'고 물었다며 "내 얼굴 톤이 밝은 편이라서 나랑 잘 맞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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