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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대 라이벌' 사우디의 파격…PT연설 절반이 여성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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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의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숨겨둔 무기는 ‘여성’이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선 사우디는 보수적 이슬람 국가란 편견을 깨려는 듯 6명의 PT연설자 중 절반인 3명을 여성이 맡는 파격을 택했다. 포용적이고 평등한 엑스포 개최를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엑스포 PT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BIE홈페이지 영상 캡처.

사우디아라비아 엑스포 PT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BIE홈페이지 영상 캡처.

특히 마지막 연설자로 사우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미대사이자 여성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대사가 나섰다. 알사우드 대사는 “사우디에선 당신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로 PT를 마무리지었다. 외에도 사우디의 수도이자 엑스포 개최지인 리야드의 건설과 예술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여성 책임자들이 나와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엑스포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막강한 ‘오일 머니’를 자랑하는 사우디는 이와함께 네옴시티 건설을 통한 새로운 변화와 경제적 기회를 강조하며 리야드가 최적의 개최지라 주장했다.

사우디 BIE PT에 나선 여성 연설자들의 모습. BIE홈페이지 영상 캡처

사우디 BIE PT에 나선 여성 연설자들의 모습. BIE홈페이지 영상 캡처

‘미스터 에브리씽’이라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도 지난 16일부터 BIE가 열리는 파리에 도착해 ‘엑스포 외교전’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같이 직접 BIE PT에 나서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9일 사우디 주최 공식 엑스포 리셉션에 참석했고, 같은 날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접견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 19일 열린 리셉션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179개의 BIE 회원국 대표단을 상대로 사우디의 초대형 건설프로젝트인 네옴시티와 킹살만 국제공항, 엔터테인먼트 도시 키이야 등을 소개했다. 사우디가 각 회원국에 제공할 사업 및 경제적 기회를 강조한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30년을 기점으로 사우디를 ‘탈석유·첨단기술·친환경’의 국가로 탈바꿈시키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는 2030년 엑스포 개최를 비전2030 달성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의 모습.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6일부터 파리에 머물며 엑스포 외교전을 펼쳤다. AP=연합뉴스

지난 16일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의 모습.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6일부터 파리에 머물며 엑스포 외교전을 펼쳤다. AP=연합뉴스

2030 엑스포 개최는 부산과 리야드의 2파전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또다른 경쟁국인 이탈리아도 PT에서 자국의 장점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로마를 개최지로 내세운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20일 파리를 방문해 BIE 외교전을 펼쳤다. 이탈리아는 재건과 포용, 혁신을 엑스포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여러 외신들은 엑스포 개최를 위해 파리를 찾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멜로니 총리를 거론하며 “엑스포 개최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가 추격해오는 한국을 상당히 의식하는 모습”이라며 “경쟁국과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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