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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매체 “연꽃이 피고 있다…이제 미국의 신뢰성 테스트할 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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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회담 당시 테이블 가운데 연꽃이 놓여 있다. 사진 중국 신화통신 캡처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회담 당시 테이블 가운데 연꽃이 놓여 있다. 사진 중국 신화통신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회동 이후 중국 매체들이 양국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동시에 미국의 신뢰도를 시험해 볼 차례라며 향후 대응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사설에서 전날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 회담 테이블 가운데 놓였던 연꽃에 주목했다. 매체는 “연꽃(荷花)의 ‘연’(荷)은 중국어로 ‘화’(和)와 ‘합’(合)과 모두 같은 발음”이라며 “중·미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상생 협력하기를 기대하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당국이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연꽃을 통해 암시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을 관영 매체가 되짚어준 모양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이 테이블 가운데 앉아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시 주석의 접견 방식을 지적한 것과 대비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성공적인 방중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지만 이번 방문으로 중·미 관계가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세계는 중·미 관계 회복에 대한 신뢰가 낮았지만 현재 양국 관계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소통을 꺼린다는 말이 거짓이란 점도 드러났다”며 “중국은 미국에 일관된 전략적 명료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매체 ‘뉴탄친(牛彈琴)’은 미국의 후속 행동을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사진 중국 웨이신 '뉴탄친' 계정 캡처

중국 신화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매체 ‘뉴탄친(牛彈琴)’은 미국의 후속 행동을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사진 중국 웨이신 '뉴탄친' 계정 캡처

중국 신화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매체 ‘뉴탄친(牛彈琴)’은 미국의 후속 행동을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매체는 먼저 블링컨 장관이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미국이 중국을 경제적으로 견제하려고 한다는 중국의 생각을 불식시키는 것이며 중국의 경제적 성과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한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좋게 들리지만 미국이 정말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너무 많은 말과 행동을 보았다. 이제는 미국의 신뢰성을 다시 테스트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미 관계가 안정되고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이런 회담은 없을 것”이라며 “시 주석이 말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이 양국이 잘 지내는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의 회동 기사를 1면 우측 하단에 실었다. 시 주석의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 별도의 사설이나 논평은 내지 않았다.

20일자 중국 인민일보 1면. 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회동 관련 기사가 우측 하단에 실렸다. 사진 중국 인민망 캡처

20일자 중국 인민일보 1면. 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회동 관련 기사가 우측 하단에 실렸다. 사진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전문가들은 관계 개선 기조를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신보(吳心伯)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중국 관찰자망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미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 보여줬다”며 “그러나 미국의 대중정책은 항상 양손이었으며 한쪽 손은 내밀었지만 다른 한 손에는 전략적 경쟁에 필요한 견제와 억압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신보 원장은 양국 갈등의 주된 원인인 대만 문제에 관해 "미국과 중국은 근본적 차이가 있다"며 “단기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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