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조원 골프장서 첫 US오픈, 주인공은 윈덤 클라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합계 1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윈덤 클라크. 로리 매킬로이를 한 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6억원)를 받았다. [AP=연합뉴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합계 1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윈덤 클라크. 로리 매킬로이를 한 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6억원)를 받았다. [AP=연합뉴스]

윈덤 클라크(미국)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LA 컨트리클럽(파70)에서 끝난 US오픈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날 이븐파 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1타 차 승리를 거뒀다. 첫날 US오픈 사상 최저타인 8언더파를 기록했던 리키 파울러(미국)는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날 5타를 잃어 공동 5위(합계 5언더파)로 밀려났다. 스코티 셰플러가 7언더파 3위, 캐머런 스미스가 6언더파 4위에 올랐다. 김주형은 4언더파 공동 8위, 김시우는 4오버파 공동 39위다.

매킬로이는 9년 전인 2014년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4승째를 거뒀다. 그 이후 33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이 없다. 매킬로이의 성적이 나빴던 건 아니다. 이번 대회 포함, 메이저 대회에서만 톱 10에 19번이나 들었다. 그러나 우승을 하지 못했다.

매킬로이의 PGA 투어 첫 우승은 2010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이다. 2년 후 리키 파울러가 웰스 파고에서 우승했다. 파울러 역시 2014년 4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지만, 아직 한 번도 메이저 대회에선 우승하지 못했다. 반면 지난달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한 클라크는 한 달 만에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합계 1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윈덤 클라크. 로리 매킬로이를 한 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6억원)를 받았다. [USA투데이=연합뉴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합계 1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윈덤 클라크. 로리 매킬로이를 한 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6억원)를 받았다. [USA투데이=연합뉴스]

파울러는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연예인급 인기를 자랑한다. 그런데 LA 컨트리클럽은 연예인을 반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수도인 할리우드에 있는 이 골프장이 연예인을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니 아이러니하다. 유명 배우를 포함해 엔터테인먼트계의 거물들이 그동안 회원이 되고 싶어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골프장이 연예인을 얼마나 싫어했냐면, 한 회원이 배우를 회원으로 추천하자 그 배우의 가입을 거절한 것은 물론이고 추천한 사람까지 회원 자격을 말소한 경우도 있었다.

LA CC의 연예인 혐오는 과한 측면이 있다. 이 골프장은 프레드 커플스 같은 골프 스타나 스포츠캐스터 등의 입회는 허용했다. LA CC의 연예인 기피는 유대인 혐오에서 기인한다고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 중 유대인이 많아서 연예인 전체를 받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LA CC 회원이었다. 그런데 배우가 아니라 전 대통령 자격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른 20세기 초반의 명가수이자 배우인 빙 크로스비는 이 골프장 14번 홀 페어웨이 옆에 집이 있었다. 크로스비는 골프계에도 중요한 인물이다. 미국골프협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밥 존스 상’을 받았고, 그가 만든 골프대회 크로스비 클램베이크는 현재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로스비는 또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뛰어난 골퍼이며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연예인이라 LA CC의 회원이 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없었다.

이 골프장은 일반인에게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간판도 없다. 입구에 10101번지라는 주소만 작게 붙여 놨다. ‘외부인은 알려고 하지 말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이다. 그래서 LA 컨트리클럽은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이름을 따서 ‘LA 컨피덴셜(비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US오픈이 열리기 전까진 이 골프장의 존재에 대해 잘 모르는 LA 시민이 대다수였다.

LA 컨트리클럽은 부동산 가격으로만 따지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프장이다. LA의 부촌인 베벌리 힐스에 자리 잡은 36홀 코스는 131만㎡(약 39만8000평) 규모다. 한국으로 치면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선정릉 비슷하다. 선정릉의 1.3배 되는 땅이 소수 부자의 놀이터로 쓰이는 것이다.

LA CC에서 US오픈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골프협회는 그동안 이 클럽에 몇 차례 대회 개최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1954년 US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열었더니 외부 관중이 들어와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70년 가까이 문호를 개방하지 않다가 이번에 문을 열었다.

로스앤젤레스 컨트리 클럽

◦ 설립 : 1897년
◦ 주요 대회 개최 : US오픈(2023년), LA오픈 (1926년부터 1940년까지 4회 개최)
◦ 주소 :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블루바드 10101 (베버리힐스)
◦ 면적 : 131만㎡(약 39만8000평)
◦ 땅값 : 약 10조원
◦ 노스코스 파 70, 코스레이팅 75.5
◦ 사우스코스 파 70, 코스레이팅 71.1

ADVERTISEMENT
ADVERTISEMENT